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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즐기는 축구해야 '여우'의 눈을 잡을 수 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3-10 07:36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3년 전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던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했다. 구자철(26·마인츠) 기성용(26·스완지시티) 김영권(25·광저우 헝다) 등 이른바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던 황금세대가 예선부터 본선까지 올림픽 무대를 누볐다.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신화 창조는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그러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을 향해 험난한 예선 과정을 견뎌야 할 22세 이하 대표팀은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프로에 소속된 젊은 피들마저도 주전 경쟁에서 밀린 자원들이 많다. 예선을 치르면서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더 큰 변수에도 부딪혔다. 17세 때부터 올림픽 자원들을 꾸준하게 관리하던 대표팀 수장이 바뀌었다. 일각에선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이 힘들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9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첫 소집된 22세 이하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부정적인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신태용호가 본격적으로 출항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37명을 불러들였다. K리그 클래식 선수 20명,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선수 5명, 대학 선수 12명 등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었다. 옥석가리기에 돌입한다. 이번 훈련에서 전술 훈련과 자체 청백전을 치른 뒤 23명의 최종엔트리를 확정한다. 27일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벌어질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겸 리우올림픽 1차예선에 대비한 최종 명단이다. 이후 16일부터 2차 훈련을 진행한 뒤 20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신 감독의 얼굴에선 웃음이 먼저 흘렀다. 신 감독은 "선수들을 처음 만났다. 이름도, 얼굴도 파악이 안된 상태"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최문식 김기동 코치에게 선수들의 성향과 기량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지만, 이제 3일간 직접 눈으로 지켜보게 됐다. 신 감독은 명확한 발탁 기준을 제시했다. "내가 추구하는 공격 축구를 잘 이해하는 선수들에게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이날 훈련에서 선수들의 기량 점검에 초점을 맞췄다. 스트레칭 이후 두 팀으로 나눠 미니게임을 펼쳤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공격 축구를 조금이라도 선수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폴을 이용한 전술 훈련을 가미했다.

신 감독이 선수를 눈여겨보는 또 다른 포인트가 있다. 바로 즐기는 축구다. 신 감독은 "훈련 전 30분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코칭스태프에게 잘 보이려는 축구를 하지 마라. 즐겁게 축구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또 "선수들에게 내가 귀도 깨물고, 스킨십도 많이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해하지 말라고 했다"며 웃었다.

72시간, 선수들이 신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간이다. 살벌한 경쟁을 마친 뒤에는 14명이 탈락하게 된다. 23명에 뽑혔다고 안심할 수 없다.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최종명단에 가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긴장의 연속이다. 골키퍼 이창근(부산)은 담담했다. 그는 "어필을 해야하지만, 잘하기 보다 차근차근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종명단 발탁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창근은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스트라이커 김 현(제주)은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런던올림픽 당시 동메달을 획득했는데 충분히 우리도 해낼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파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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