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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을 미소짓게 한 '이청용 EPL복귀-슈틸리케'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2-05 06:55



한국 축구대의 대표적인 '절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다시 뭉쳤다.

이청용이 3일 볼턴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하면서 기성용과 이청용이 '꿈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함께 뛰게 됐다. 친구의 이적소식을 접한 기성용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4일 인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한 기성용은 취재진과 만나 "청용이와는 어릴때부터 함께 했던 친한 친구다. 최고의 무대에서 함께 뛰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뤄져서 행복하다"면서 "이제 우리도 20대 후반이 됐다. 전성기가 얼마남지 않았는데 한 리그에서 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FC서울에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10대의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해 서로 의지하며 '태극마크'를 함께 꿈꿨다. 2009년 8월, 이청용이 볼턴에 입단했고, 기성용이 같은해 12월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하며 함께 해외 생활을 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를 오가며 외로움을 같이 달랬다. 그러나 뛰는 무대가 달랐다. 기성용이 2012년 스완지시티로 이적하며 EPL에 합류했지만, 이청용의 볼턴이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되며 둘의 운명이 엇갈렸다.

2009년 이후 6년만에 다시 한 무대에서 만났다. 이청용의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이 확정되며 '꿈의 무대'에 함께 누비게 됐다. 기성용의 감회도 새로웠다. "청용이의 이적이 갑작스럽게 진행돼 모르고 있었다. 전화 통화로 이적 과정을 들었다. 한국 축구를 위해 청용이와 함께 많은 일을 해야한다. 친구로, 동료로 청용이의 이적이 반갑고 행복하다." 둘은 생애 첫 맞대결도 앞두고 있다. 스완지시티와 크리스탈 팰리스는 5월 24일 EPL 최종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1일 호주에서 귀국한 기성용은 이틀간의 짧은 휴가를 보내고 4일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EPL 시즌이 시작된 이후, 잇따른 강행군에 체력이 고갈됐지만 게리 몽크 스완지시티 감독의 '복귀 요청'에 바로 팀 훈련 합류를 결정했다. 기성용은 8일 안방에서 열리는 선덜랜드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다. 몸은 힘들지만 소속팀을 생각하면 쉴수가 없었다. 기성용은 "감독님이 찾아주신다는 것은 선수에게 축복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팀을 오랫동안 비웠다. 빨리 컨디션을 회복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에게 호주아시안컵은 '캡틴'으로 치른 첫 국제대회였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주장 완장의 무게가 꽤 무거웠나보다. 기성용은 "자철이의 역할을 내가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주장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려 했다. 사실 자철이와 청용이가 팀에서 나가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지성이형을 비롯해 그동안 선배 주장들이 쉽지 않은 자리인데 얼마나 노력했고, 힘든 날들을 보냈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캡틴 기성용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나올만큼 그는 주장 임무를 그라운드 안팎에서 100% 소화했다. 기성용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선후배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나는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됐다. 특히 경기에 많이 나오지 못한 선수들이 티를 내지 않고 열심히 해준 덕분에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정)성룡형이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내색하지 않아서 고맙고 미안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얘기에도 미소가 흘렀다. 그는 "한국 대표팀을 맡으신지 얼마되지 않아 시간이 필요했을텐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오려고 노력하셨다. 단기간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시려 노력을 많이 하셨다. 한국 축구를 잘 모르시는 만큼 코치님들과 선수들이 감독님을 도우려 했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들이 좋은 평가를 내려주신다고 해서 만족하면 안된다. 정체되면 안된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야 대표팀도 성장할 수 있다. 아시안컵과 월드컵은 다른 무대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공항=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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