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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멍 투혼' 김진수 "우즈벡전 승리, 자신감 향상"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24 16:29



22일(이하 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8강전.

경기가 끝난 뒤 김진수(23·호펜하임)의 오른쪽 눈은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후반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걷어내다 슬라이딩을 하던 상대 선수의 발에 얼굴을 강타당했다. 눈은 퉁퉁 부어올랐다. 연장 전반 시작 직전 얼음주머니로 부어오른 눈가를 애써 진정시켰다.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부어오른 눈이 얼굴을 짓눌렀지만 개의치 않았다. 0-0, 팽팽하던 연장 전반 종료 직전 김진수가 상대 왼쪽 측면을 파괴했다. 상대 공을 빼앗아낸 뒤 문전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동갑내기 절친 손흥민과 눈빛이 통했다. 손흥민이 몸을 날렸다. 다이빙 헤딩 슛은 상대 골키퍼 손에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들었다. 김진수의 발끝부터 슈틸리케호의 4강행 역사가 시작됐다.

김진수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다. 그는 24일 호주 시드니의 코가라 오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즈벡전 승리로 자신감이 높아졌다. 실점도 하고 있지 않다. 결승에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갈고 출신의 김진수는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 2009년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 주장으로 활약했다. 손흥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8강을 이끌었다. 경희대 진학 이후 2012년 일본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활약했다. 홍명보 전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었다. 2013년 동아시안컵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A매치 데뷔전부터 거침이 없었다. 날카로운 크로스와 강력한 오버래핑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주호(28·마인츠) 윤석영(24·QPR) 등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에선 낙마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아쉬움은 지난해 10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달랬다. 부동의 왼쪽 풀백이었다. 전 경기를 출전하며 이광종호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신망도 두텁다. 이번 대회에서도 전 경기 출전 중이다. 오만, 쿠웨이트, 호주전에 이어 8강전에도 출전 기회를 얻었다. 4경기에서 총 390분을 뛰었다. 이번 대회 왼쪽 풀백 포지션에서 경쟁하던 박주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조화롭게 상생했다. 공격 가담도 폭발적이었다. 4경기에서 18개의 크로스를 문전에 배달했다, 5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연출했다. 패스성공률도 아시아 톱클래스다. 82.9%(175회 중 145회 성공)를 기록했다.

4강 상대는 우승후보 이란이 아닌 이라크다. 그는 "이란을 만나고 싶었는데 이라크가 올라왔다. 이라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팀이다. 끈끈함이 인상적이었다. 각자 방에서 봤는데 이란을 이기고 올라온 팀이라 이란보다 좋은 팀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측면 패스와 마무리를 잘하더라. 나와 흥민이가 긴장하고 준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즈벡전은 다행히 연장전에 경기를 끝냈다. 그러나 이라크가 수비적으로 나온다면 승부차기도 준비해야 한다. 김진수는 "승부차기 준비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년 전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에 패한 경기를 TV로 봤는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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