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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티릴케 A대표팀 감독에게는 비밀노트 한 권이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부임 이후부터 K리그 현장을 찾을 때마다, 평가전 소집 때마다, 호주아시안컵 기간 공식 훈련 때마다 노트에 꼼꼼히 적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메모 습관은 좋은 것이죠. 흐려진 기억도 메모를 해두면 나중에라도 찾을 수 있으니 말이죠. K리그 감독 중에는 황선홍 포항 감독, 서정원 수원 감독, 안익수 전 성남 감독 등 몇몇 감독이 경기 중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요. 좋은 장면이나, 좋지 않은 장면이 연출된 시간을 적어 나중에 분석할 때 사용한답니다. 전력분석관이 쉽게 편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는데요. 그렇다면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아끼는 물건 1호인 비밀노트에는 무엇이 적혀 있을까요. 우선 당일 훈련 프로그램이 빼곡하게 적혀있다네요. 카를로스 아르무아 A대표팀 코치와 상의한 뒤 훈련 내용을 분단위로 쪼개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네요.
특히 호주아시안컵 옥석고르기 현장이었던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선 메모를 더 꼼꼼하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선수들의 특성도 적는다고 합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지 4개월여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태극전사들에 대해 공부 중입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겠죠. 선수들의 성격, 기호, 훈련 태도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노트에 담는다고 합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절대 공개하지 않는 것 중 하나는 자신의 집 안방이라고 하는데요. 그리고 이 비밀노트가 될 것 같네요.
멜버른(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