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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19년 만에 깨진 '8강=이란', 하지만 4강이 기다린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20 06:34


◇이천수(왼쪽)가 지난 2007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펼쳐진 이란과의 2007년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8강전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드리블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콸라룸푸르)=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C조의 경쟁도 모두 막을 내렸다.

최후의 승자는 이란이었다. 이란이 19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년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1대0으로 물리쳤다. 무승부로 끝날 경우 조 1위는 UAE의 몫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희비가 엇갈렸다. 후반 46분 이란의 레자 구차네자드(찰턴)가 헤딩으로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이란은 3전 전승, 승점 9점을 기록, C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반면 UAE는 2위(2승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란과 UAE는 23일 각각 D조 2위, D조 1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과 이란도 새로운 인연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축구의 아시안컵 8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이란이다. 질긴 악연이었다. 아시안컵에서 8강 제도가 시행된 것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부터다. 2대6 참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후 8강 길목엔 매번 이란이 버티고 있었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까지 이란과 5회 연속 8강 대결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전적은 2승1무2패, 호각지세였다. 2007년 동남아 4개국 대회(연장 0<4PK2>0 승), 2011년 카타르 대회(1대0승)에선 잇따라 연장 승부를 치렀다. 출혈은 컸다. 8강전에서 힘을 뺀 한국은 결국 4강에서 잇달아 무너지며 반세기 동안 아시아 정상 탈환 숙원을 풀지 못했다.

'8강=이란' 공식은 19년 만에 깨졌다. 하지만 또 다른 길이 시작됐다. 이란이 조 2위로 8강에 오를 경우 결승전까지 만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조 1위를 차지하면서 새 판이 짜여졌다. 한국과 이란이 나란히 8강 관문을 통과하면 26일 4강에서 만난다.

이란의 전력은 우승후보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이란은 조별리그 3경기서 4골을 넣는데 그쳤지만, 실점은 단 한 골도 없다. 흐름을 쥐며 승점을 가져가는 '실리축구'는 슈틸리케호와 닮아 있다. 경기력도 막상막하다. 에이스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과 아쉬칸 데자가(알 아라비) 뿐만 아니라 유럽 빅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영건 사르다르 아즈문(루빈카잔)까지 탄탄한 경기력을 과시하면서 '중동 맹주'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A매치 3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한국은 일단 8강벽을 먼저 허물어야 한다.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은 중국전 역전패로 벼랑 끝으로 밀렸다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잡고 기사회생했다. 3, 4위 결정전에서 만났던 4년 전보다는 전체적인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국 축구는 우즈벡을 상대로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4강 패배 이후 10차례 A매치에서 무패(8승2무) 중이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글다. 기사회생해 8강에 오른 우즈벡의 정신력을 우습게 볼 순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호주전을 마친 뒤 냉정함을 강조한 이유다.

한편, 이란-UAE전과 함께 열린 C조 경기에선 바레인이 카타르를 2대1로 제압했다. 전반 35분 사에드 슈바르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바레인은 후반 23분 카타르의 알 하이도스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37분 자파르의 결승골로 1골차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바레인은 1승2패, 카타르는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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