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원 사령관'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호주아시안컵 출전으로 한 달 가까이 소속팀 경기에 결장한다. 그의 마음속에는 기대감과 아쉬움이 공존하고 있다. 기성용은 최근 영국 웨일즈 지역 언론인 웨일즈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안컵은 나에게 중요한 대회다.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팀이 잘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 달간 팀을 떠나야 해서 아쉽다"고 했다.
몽크 감독이 이례적으로 차출 연기 요청을 한 것은 기성용의 팀내 역할과 리그 일정 때문이다. 먼저 기성용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경기에 모두 선발 출격했다. 3골을 넣으며 공격수 보니(8골)에 이어 팀내 득점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축구 통계전문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기성용은 경기당 평균 90.3%의 패스 성공률로 EPL 전체 8위(팀내 1위)에 올라 있고, 경기당 2.8개의 가로채기에 성공해 전체 10위(팀내 1위)에 랭크됐다.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헤딩력까지 좋아졌다. 경기당 2.4개의 공중볼을 따내며 보니(2.5개)에 이어 팀내 2위에 올라 있다.
결장 시기도 아쉬웠다. EPL은 12월 26일부터 '박싱데이' 주간에 돌입한다. 박싱데이는 성탄절 다음날인 26일로 영연방국가의 공휴일이다.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박싱데이 주간(일주일) 동안 EPL 팀들은 3경기씩 치른다. 빡빡한 일정속에서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지 못한 팀은 낙오되기 십상이다. 선수층이 얇은 스완지시티는 애스턴빌라(12월 27일), 리버풀(12월 30일), QPR(1월 2일)과 3연전을 치른다.
박싱데이 주간에 발생할 기성용의 대표팀 차출은 스완지시티 최대 악재였다. 이에 몽크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에 특별히 차출 연기를 요청했고, 기성용은 박싱데이 주간의 모든 경기를 소화하고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소속팀에 미안함을 가졌던 기성용도 마음의 짐을 조금 덜게 됐다. 그러나 차출 시기가 재조정될 변수는 있다. 기성용의 경고 관리에 달렸다. EPL에서는 옐로카드 5장을 받으면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다. 기성용의 경고 수는 현재 4개다. 만약 리버풀전에서 경고를 추가하면, QPR전에 출전할 수 없다. 이 경우 기성용의 대표팀 합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