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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며칠 전 손흥민(레버쿠젠)은 고개를 떨구었다. 백호엠블럼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10일 파라과이전에서는 후반 45분, 14일 코스타리카전에서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움직임에는 힘이 느껴졌다. 그 누구보다도 빨랐다. 슈팅도 많았다. 하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우선 손흥민이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지금까지 5시즌동안 133경기에 나와 40골을 넣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에서도 멋진 골을 넣었다. 현재 국제축구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는 손흥민이다. 자연히 상대 수비수들은 손흥민을 경계할 수 밖에 없다. 우루과이의 세계적인 수비수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대표적이다. 9월 고딘은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은 대단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는 손흥민에 대한 집중 견제로 이어졌다. 다른 나라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손흥민을 경계 대상 1호로 삼고 견제를 늦추지 않았다. A매치가 힘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팀동료들의 차이도 있다. 한국 A대표팀에는 손흥민의 견제를 풀어줄만한 공격수가 많지 않다. 남태희(레퀴야) 이동국(전북) 등이 있지만 에이스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 그나마 이번 10월 A매치에서 이청용이 부활하면서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줬다.
반면 레버쿠젠에는 분데스리가 최고의 원톱 가운데 한 명인 키슬링이 있다. 키슬링은 1m91의 큰 키에 유려한 발재간을 자랑한다. 2002~2003시즌 뉘른베르크에서 데뷔한 뒤 13시즌동안 403경기에 나와 158골을 넣었다. 올 시즌 레버쿠젠에서도 11경기에 나와 10골을 넣고 있다. 수비진들이 키슬링에게 몰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카림 벨라라비나 하칸 찰하노글루같은 개인기와 패스를 겸비한 동료들이 버티고 있다. 덕분에 손흥민에게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레버쿠벤 손흥민이 골과 가까운 이유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