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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막아선 윤석영 20개월만의 EPL데뷔전,리버풀에 2대3패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10-19 23:25



'폭풍왼발'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이 마침내 꿈의 프리미어리그 그라운드에 섰다.

윤석영은 19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QPR-리버풀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오누오하, 리처드 던, 스티븐 코커와 함께 왼쪽 풀백으로 나서 90분 풀타임 활약했다. 자책골만 2골을 내주며 2대3으로 패했지만, 윤석영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QPR은 올시즌 플레이오프 혈투끝에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지만, 리그 7라운드까지 1승1무5패로 부진했다. 7경기에서 4골에 그친 빈공, 무려 15골을 내주는 수비불안으로 인해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시즌 초 리오 퍼디낸드, 에두아르도 바르가스, 마우리시오 이슬라, 니코 크란차르 등을 줄영입하며 기대감을 불러모았으나 기대 이하였다. 해리 레드냅 감독의 경질설, 팀 셔우드 전 토트넘 감독 영입설까지 불거졌다. 위기의 레드냅 감독은 강호 리버풀전에서 선수 교체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공격라인에 보비 자모라와 찰리 오스틴을 투입했다. 골키퍼 매카시가 처음으로 수문장 장갑을 꼈다. 7경기에서 15골을 내준 수비라인의 보강도 고민했다. 7경기 내내 중용했던 퍼디낸드와 아르망 트라오레를 교체명단으로 돌렸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지난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빛나는 투혼을 보여준 윤석영을 떠올렸다. 지난 2월 QPR 이적 후 우여곡절이 많았다. 무려 1년8개월만에 EPL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전반 2분 QPR의 첫 슈팅은 윤석영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왼쪽 측면에서 전방을 향해 정확한 롱크로스를 올렸다. 보비 자모라를 거쳐 찰리 오스틴에게 연결된 볼은 첫 슈팅으로 기록됐다. 전반 4분 스털링과 왼쪽 측면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렸지만,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악착같이 밀착마크했다. 전반 9분 오스틴이 문전에서 단독 찬스를 맞았지만, 리버풀 수문장 미뇰레의 몸 던진 선방에 막혔다.

'리버풀 에이스' 스털링과 측면에서 쉴새없이 충돌했지만 밀리지 않았다. 윤석영은 스털링을 막아서는 한편, 틈날 때마다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리버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1분 프리킥 직후 측면공간을 파고들며 박스안까지 돌파하는 공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전반 16분 윤석영은 강력하고 영리한 수비로 측면에서 잇달아 상대의 공격루트를 봉쇄했다.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전반 23분 문전에서 태클로 볼을 빼낸 윤석영은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해 크로스까지 올리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 27분, 전반 33분 QPR 공격수 페르의 결정적인 골 찬스가 잇달아 크로스바 불운에 막히며 무산됐다. 리버풀은 전반 내내 QPR의 안방 기세에 눌렸다. 전반 44분 스티븐 제라드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간 장면을 빼고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들어 리버풀이 공세를 강화했다. 후반 15분 발로텔리의 실축은 아쉬웠다. 랄라나의 슈팅이 매카시의 손끝을 맞고 튀어나온 리바운드볼을 노려찼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던 후반 23분, QPR로서는 자책골이 뼈아팠다. 스털링의 크로스 직후 공이 문전에 서있던 리처드 던의 왼발에 걸리며 골문안으로 빨려들었다. 후반 21분 발로텔리의 노려찬 슈팅은 각을 좁혀 나오는 윤석영의 마크에 걸렸다. QPR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자모라 자리에 교체투입된 바르가스가 오스틴의 헤딩패스를 이어받아 날아차듯 예리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종료직전 쿠티뉴의 골이 터지며 1-2로 밀렸지만, 후반 추가시간 시작과 함께 또다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바르가스의 동점골이 터졌다. 무승부가 유력한 상황에서 리버풀이 역습 찬스를 맞았다. 발로텔리를 막아서려던 스티븐 코커가 또다시 자책골을 기록하며, 아쉽게 2대3으로 패했다.

한편 윤석영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리시즌 직후 발목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해온 윤석영은 2군경기, 23세 이하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며 경기감각을 예열했다. 주초 레드냅 감독과의 면담에서 출전을 약속받은 윤석영은 성실하게 준비했다. 20대 초반의 나이지만, 광저우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브라질월드컵 등 큰무대 경험이 많은 윤석영은 EPL 데뷔전에서도 침착했다.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알제리전을 앞두고 훈련중 발목을 다친 후 재활에 전념해왔다. QPR 복귀후 프리시즌 경기중 발목을 또다시 다치는 불운을 딛고, 올시즌 8경기만에 기회를 잡았다. 첫 1군 경기, 올시즌 첫 선발출전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 수비진의 자책골 2골이 아쉬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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