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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스타]'윤빛가람 도플갱어' 이창민, 올림픽 스타 꿈꾼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10-08 07:05


이창민. 사진제공=경남FC

이창민(20·경남)은 '특별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K-리그 챌린지 부천과 지난해 말 자유계약을 했다. 이후 바로 경남으로 임대됐다. 양 구단간의 전략적 딜에 따른 결과였다. 부천과 경남, 이창민까지 3자가 모두 만족한 윈-윈-윈 효과를 봤다. 부천은 안정적인 임대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경남은 유망주를 데려왔다. 이창민은 K-리그 클래식이라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경남에 입성한 지 10개월. 이창민은 클래식 28경기에 나와 2골-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신인 가운데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이창민
윤빛가람 도플갱어

이창민을 이야기할 때 항상 따라붙는 이가 바로 윤빛가람(24·제주)이다. 둘은 부산 부경고 선후배 사이다. 윤빛가람이 이창민보다 4년 위다. 윤빛가람은 부경고 졸업 후 중앙대로 진학했다. 중앙대에서 1학년을 마친 뒤 프로행을 택했다. 윤빛가람은 경남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창민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창민 역시 부경고를 졸업하고 중앙대로 향했다. 1학년을 마친 뒤 프로로 왔다. 부천과 계약한 뒤 바로 경남으로 임대됐다. 한마디로 윤빛가람 도플갱어(분신)인 셈이다.

둘은 한 번도 함께 뛴 적은 없다. 하지만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창민이 고등학교를 다닐 때 윤빛가람은 자주 학교로 와서 볼을 찼다. 윤빛가람 역시 이창민에게 묘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똑같은 포지션에 플레이 스타일도 닮은 후배였다. 옷이나 장비등을 챙겨주면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창민은 "가람이형을 보면서 꿈을 많이 키웠다. 스타일을 따라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4년 차이의 두 미드필더는 우정을 키웠다.

이창민이 프로에 들어온 뒤 둘은 처음으로 맞붙었다. 3월 30일 제주원정경기였다. 이창민은 윤빛가람을 전담 마크했다. 죽도록 윤빛가람만 쫓아다녔다. 스타일을 잘 알기 때문에 마크는 수월했다. 이 날 이창민은 도움도 하나 기록했다. 양 팀은 1대1로 비겼다. 이창민은 "경기가 끝나고 가람이형이 '너가 패스 넣어주었냐? 잘했네'하고 씩 웃더라.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받아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 다음번 맞대결은 5월 10일 창원홈경기였다. 역시 윤빛가람 마크맨은 이창민이었다. 하지만 윤빛가람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요리조리 이창민의 마크를 피해다녔다. 양팀은 1대1로 비겼다. 이창민은 만족하지 못했다. "5월에는 가람이형이 너무 잘하더라. 얄미울 정도였다. 그래서 프로 경력을 무시하지 못하겠구나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잔류 그리고 올림픽

이창민의 올 시즌 목표는 팀의 클래식 잔류다. 처음에는 시즌 전체 가운데 반만 뛰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그 목표는 이루었다. 이제는 자신에게 기회를 준 팀에게 보답하고 싶다. 어떻게하더라도 팀잔류에 힘을 보태고 싶다. 쉽지는 않다. 조원희(31·오미야)가 일본으로 간 뒤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진경선(34)이 들어오면서 허리가 든든해졌다. 이창민도 형들의 도움 아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덕분에 경남은 최근 6경기에서 2승3무1패를 기록 중이다. 치열한 강등권 탈출전쟁 속에 맛본 단비였다. 이창민은 "정말 팀에 큰 힘이 되고 싶다. 경남은 내게는 은인이나 다름 없다.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다음 목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다. 이창민은 2013년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20세 이하)월드컵에서 맹활약했다. 이광종호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팀의 8강 진출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제는 올림픽이다. 2년 뒤에는 만으로 22세다. 올림픽에 나설 수 있는 나이다. 일단은 분위기는 좋다. 5월 열렸던 툴롱컵에서 21세 이하 대표팀의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프로에서 꾸준히 경기에서 나선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2년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경쟁자들도 쟁쟁하다. 수원에서 뛰고 있는 동갑내기 미드필더 권창훈이 가장 큰 경쟁자다. 포지션은 조금 다르지만 포항에서 주축으로 뛰고 있는 문창진(21)도 있다. 울산대의 김선우(21) 등 대학의 고수들도 있다. 이창민은 "쉽지는 않은 경쟁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차근히 하다보면 좋아질 것이다. 우선 내 앞에 놓인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올림픽에 나선다면 큰 영광일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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