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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함, 그 자체였다. 울리 슈틸리케 신임 A대표팀 감독이 보여준 첫 훈련의 인상이다.
한시간 정도의 몸풀기가 끝난 후 본격적인 훈련이 이어졌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북한과의 결승전 후 오른 발목에 가벼운 타박을 입어 치료를 받은 장현수를 제외한 22명은 4그룹으로 나뉘었다. 김승규 김진현, 두 골키퍼는 옆 훈련장에서 김봉수 코치의 지휘 아래 따로 훈련을 진행했다. 남태희 이명주 한국영 조영철 등 중동파들이 주로 모인 그룹은 족구로 피로를 풀었다. 유럽파들이 주로 모인 그룹에서는 볼뺏기 게임을 펼쳤다. 당초 예고대로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둔 모습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은 간단한 훈련을 할 것이다. 영국, 독일 등 해외파 선수들이 장거리 비행에서 오는 피로는 물론 시차도 극복해야 하기에 컨디션과 체력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고 했다.
주목할 것은 수비수 그룹이었다. 수비수들의 훈련에서 향후 슈틸리케 감독이 구사할 전술의 힌트가 공개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홍 철-김영권-곽태휘-차두리와 김민우-김기희-김주영-이 용, 이렇게 8명을 두 조로 나눴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직접 놓은 콘의 위치에 맞춰 수비수들의 간격과 위치, 볼에 따른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중앙수비의 형태였다. 한명의 중앙 수비수가 전진할 경우 나머지 세명이 간격을 좁혀 스리백에 가까운 움직임을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며 이 형태를 계속해서 반복 연습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볼의 위치를 바꿔가며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지시했다. 어느 정도 선수들이 지시한 움직임에 익숙해지자 공격수들을 불러 실전형태를 점검했다. 마지막으로 코너킥 상황에서는 수비수들을 직접 박스 안에 세우면서 중앙 공간 커버 뿐만 아니라 수비수들이 볼을 걷어내는 위치까지 일일이 지정했다. 신태용 코치는 "감독님이 수비수 출신이다보니 아무래도 수비를 중시하시는 듯 하다. 집중력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