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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이동국(35·전북)은 금사냥의 선봉장이었다.
안방에서 금메달을 자신했다. 그러나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2002년 한-일월드컵 본선 출전 좌절의 한을 풀고자 나선 무대,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이동국을 외면했다.
이동국은 7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A대표팀 합류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후배들이 아시안게임에서 너무 멋진 경기를 했다. 형들한테 큰 부담을 안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결승전은 정말 흥미진진 했다. 두팀 모두 눈부신 승부를 펼쳤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며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덕담을 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형들한테 큰 부담을 주긴 했는데,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꼽은 첫 과제는 골 가뭄 해소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풀리지 않았던 숙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1기 소집 명단 공격수 자리에 이동국과 김승대(23·포항) 단 두 명의 공격수만을 불러들였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발군의 골 결정력을 선보인 이동국이지만, 슈틸리케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공격수가 많지 않다고 해서 큰 부담감은 없다. (김승대가) 어린 선수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기량을 증명해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당연히 경쟁을 해야 한다"며 "골 결정력은 우리 만의 숙제가 아니다. 훈련에서 골을 잘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 감독님이 부임하신 뒤 첫 경기다. 어떤 경기력을 원하시는 지 파악하고 따라가는 게 우선"이라며 "언론을 통해 아는 것이 전부지만,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해가면 빨리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말했던 베테랑의 역할과 다가오는 2015년 호주아시안컵,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대해선 "너무 길게 보기보다는 당장의 승부에 집중하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 다가오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