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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하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은 6위 점령으로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여전히 ACL과 FA컵을 병행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면역력이 생겼다. 선두 전북(승점 48·14승6무5패)과의 승점 차는 10점이다. 5위 전남(승점 39·12승3무10패)과는 단 1점이다. 서울의 수직상승, 그 비결은 뭘까. 최용수 감독에게 비밀이 있다.
베스트 11이 없다
'매직'이었다. 1.5군이 나선 서울은 인천을 5대1로 대파했다. '역대급 경기'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매직'은 23일 선두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승점 1점만 가져와도 다행인 경기였다. 또 다시 1.5군이 나섰고, 이변을 연출했다. 2대1로 승리하며 대어를 낚았다.
한 달사이 서울은 차원이 다른 팀이 됐다. 주연과 조연이 사라졌다. 골키퍼 포지션마저 김용대와 유상훈, 로테이션 시대가 열렸다. "베스트 11을 짜기가 가장 골치 아프다." 최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다. 10일 성남전(2대1 승)의 경우 이상협→최정한→윤주태가 차례로 투입되면서 0-1로 끌려가던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동점, 역전골이 터지면서 '서울극장'이 다시 만개했다. 이날 차두리와 김주영이 A대표팀에서 갓 복귀해 제외됐다. 윤일록은 인천아시안게임대표에 차출됐고, 몰리나는 요로결석 치료로 자리를 비웠다. 김치우도 왼무릎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훈련 중이다.
"주전과 비주전이 따로 없는 경쟁구도"라는 최 감독의 말이 서울의 현주소다. 구리 훈련장은 늘 긴장감이 팽팽하다. 생기가 넘친다. 최 감독의 첫 번째 열쇠다.
팔색조 전술, 스리백과 포백
스리백은 한국 축구에서 한 물간 전술로 취급받았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이라고 판단했다. 올시즌 본격적으로 스리백 시대를 열었다. 첫 술은 쉽지 않았지만 어느덧 안정을 찾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스리백이 새롭게 조명받으면서 최 감독의 실험은 대세가 됐다.
한 발 더 나아갔다. 3-4-3, 3-5-2, 스리백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성남전에선 후반 13분 이상협을 투입한 후 포백으로 전환했다. '꿀영입'인 오스마르가 '요술 방망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시켜 공격을 보강했다. 후반 20분 동점골이 터지자 다시 스리백으로 돌아갔다.
경기 상황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이 춤을 춘다. 상대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팔색조의 전술이 최 감독의 두 번째 열쇠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서울은 13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과 26라운드를 치른다. '극약 처방'이 됐던 바로 인천이다. 최 감독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 17일에는 안방에서 웨스턴 시드니(호주)와 ACL 4강 1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전반기에 좋지 않은 순위표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팀 분위기가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서울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고, 간절함과 위기의식이 있었다"며 "결국 리그 6위에 올랐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의 길이 중요하다. 방심하다가는 5연패를 당할 수 있다. 힘들게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현재의 분위기에 도취돼 자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천전에 대해서도 "인천과 우리는 상대성을 갖고 있다. 상당히 끈질긴 팀이다. 이전 경기에서 5골이 나오리라 기대도 안했다. 이번에 많은 골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도 독기를 품고 준비할 것이다. 정신무장을 더 철저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용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하지만 그는 미소를 감췄다. 세 번째 열쇠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