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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결전이 시작된다.
한국 축구는 1970년(방콕)과 1978년(방콕) 공동 우승, 1986년(서울)에는 사상 첫 단독우승을 달성했다. 28년이 흘렀다. 체감온도가 다르다.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대회가 아시안게임이다. 그동안 3위(1990년 베이징)→4위(1994년 히로시마)→8강(1998년 방콕)→3위(2002년 부산)→4위(2006년 도하)→3위(2010년 광저우)로 쓸쓸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출발선에 섰다. 남자 축구는 A조에 포진했다. 말레이시아전에 이어 2차전은 1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3차전은 21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라오스와 차례로 격돌한다. 각조 1, 2위가 16강에 진출한다. 16강에 이어 8강과 4강을 통과해야 피날레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베스트 11의 윤곽은 나왔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김신욱(26·울산), 박주호(27·마인츠) 김승규(24·울산)가 척추다. 김신욱은 원톱에 포진, 골문을 정조준한다. 박주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 공수를 조율하는 가운데 김승규는 골문을 지킨다.
23세 이하인 윤일록(22·서울) 김승대(23·포항) 안용우(23·전남)는 2선에서 공격 활로를 뚫고, 이재성(22·전북)은 박주호와 함께 허리에 위치한다. 포백에는 주장 장현수(23·광저우 부리)를 비롯해 김진수(22·호펜하임) 김민혁(22·사간도스) 임창우(22·대전)가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다.
조별리그 포인트
이광종 감독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금메달을 위해서는 매경기 결승이라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도 조별리그는 다소 여유가 있다.
조별리그의 포인트는 조직력 점검에 맞춰진다. 이광종호는 10일 UAE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렀다. 2대1로 승리했지만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 감독도 인정했다. "조직력이 100%가 아닌 상태다. 지난주에 체력 회복에 중점을 뒀기에 아직 체력과 조직력이 미흡하다."
조별리그를 통해 조직력을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대한 해법, 공수밸런스 안정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동시에 금메달에 대한 중압감도 떨쳐내야 한다. 금빛을 향한 뜨거운 가슴과 함께 차가운 머리도 필요하다.
결국 진검승부는 패하면 탈락인 16강전부터다. 8강전에선 난적인 일본과 이라크를 만날 수도 있다. 적은 '네'가 아닌 '나'다. 조별리그를 통해 '금메달 시나리오'를 완성해야 순항할 수 있다.
한편, 여자 축구도 이날 오후 8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태국과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1990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단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은 "홈 경기의 부담이 있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땀 흘린 결과는 반드시 올 것"이라며 "3주 동안 훈련하면서 좋은 몸 상태를 유지했다. 이제는 컨디션 조절에 주안점을 두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자와 여자 축구의 고지는 동색이다. 아시아 정벌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