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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표 공격축구'가 '조민국표 스리백'을 40분 만에 'KO'시켰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10일 수원전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육지책이었다. '수비의 핵' 김치곤과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이던 김성환이 경고누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조 감독은 리베로에 베테랑 박동혁을 배치시켰다. 경기에 앞서 조 감독은 "박동혁 카드는 선수 구성상 가장 안좋은 상황을 대비해 아껴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용은 스리백에 맞는 윙백이다. 정동호 역시 오버래핑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울산의 밀집수비에 대비해야 했다. 날카로운 창으로 '방패'를 뚫겠다고 공언했다. 서 감독은 "수비층을 먼저 다지는 울산을 잘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서정원표 공격축구는 주 루트를 측면으로 삼는다. 산토스 서정진 염기훈 김두현 김은선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짧은 패스를 연결한 뒤 상대를 미드필드 쪽으로 끌고 나온 뒤 중원에서 빠른 킬패스로 스리백을 무너뜨린다는 것이 전략이었다. 점유율과 책임감이 핵심이다. 서 감독은 "그 동안 점유율만 올리는데 노력했다. 자신의 포지션을 벗어난 플레이가 역할을 잊게 했다. 플레이가 겉돌다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공격수면 끝까지 슈팅이라도 하고 돌아오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수원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서 감독의 주문대로 움직였다. 울산의 밀집수비를 뚫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전략 중 하나는 세트피스였다. 서 감독의 예상이 적중했다. 전반 28분 만에 세트피스 득점을 얻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배달된 프리킥이 울산의 수비수 김근환의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전반 36분 터진 추가골은 서 감독이 원하던 득점 방식이었다. 패스 플레이로 울산의 측면이 헐거워진 틈을 타 산토스의 킬패스가 이어졌다. 서정진은 노마크 찬스에서 강력한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수원의 2대0 승리였다.
조민국표 스리백은 이미 결과가 예상됐다. 리저브 멤버들의 조직력은 형편없었다. 조 감독은 올시즌 30명의 선수들을 고루 기용했다. 9월 고비를 대비했다. 그러나 효과는 미비했다. "이순신 장군에게 12척의 배가 있다면 나에게는 12명의 리저브 선수가 있다"고 밝혔던 조 감독의 믿음은 산산조각 났다.
수원=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