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전남광양전용구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호남더비' 전남-전북전의 키워드는 '트라우마'였다. 전남은 올시즌 전북에 3연패했다. 전남이 2대1로 이겼다. 트라우마는 사라졌다.
전남은 올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 전북에 완패했다. 지난 4월19일 첫 맞대결에서 0대2로 졌다. 4월30일 FA컵 16강전에선 1대3으로 패했다. 8월3일 전북전에서 0대2로 패한 이후 4연패의 지독한 시련을 경험했다.
전북 트라우마는 골깊었다. 지난 2011년 3월6일 1대0 승리 이후 전남은 리그, FA컵 포함 9경기에서 3무6패, 2013년 8월17일 이후 4연패였다. 전북과의 최근 4경기에서 8골을 내주고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호남더비'에서 전북은 전남의 확실한 천적이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전 선수명단을 훑어보며 "하석주 감독이 3번 졌다고 너무 힘을 주고 나온 것같다. 베스트를 모두 내세웠다. 너무 힘을 주면 또 질 수 있다"고 은근슬쩍 도발했다. 하석주 전남 감독은 "전북은 강팀이다. 올시즌 전북, 포항, 제주에게 승리하지 못했다. 6강전쟁의 분수령이다. 트라우마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몸을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전반 20분까지 전북은 전남을 압도했다. 이동국이 '빠른날개' 한교원 김인성을 달고 활발하게 움직였다. 파상공세로 전남을 압박했다. 전반 9분 스테보의 헤딩슈팅이 불발된 직후 이승기가 질주했다. 완벽한 역습이었다. 전반 10분 이승기의 킬패스를 이어받자마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8호골을 쏘아올렸다. 전북의 파상공세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전반 30분 이후 전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35분 '베테랑 풀백' 현영민의 택배크로스가 작렬했다. 스테보가 전북수비수 정인환을 공중에서 따돌리며 고공 헤더를 꽂아넣었다. 3경기 연속골로 전남을 패배에서 구했다. 전반 17분 하걱주 전남 감독은 이종호를 빼고 '애제자' 전현철을 투입했다. 후반 종료직전 인저리타임 전현철의 버저비터골이 터졌다. 안용우의 크로스와 함께 공중으로 거침없이 튀어올랐다. 헤딩 결승골이었다. 전남이 전북을 이겼다. 수원 부산 전에 이어 또다시 리그 3연승을 달렸다. 2011년 3월 이후 8경기만에 전북을 넘었다. 전남의 3전4기였다. 광양전용구장이 샛노란 용광로로 변했다. 광양=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