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이광종호'전남삼총사와의 유쾌한 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8-22 07:49



전남 드래곤즈 클럽하우스 같은 층에 마주보고 사는 '절친 삼총사' 이종호 안용우 김영욱은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말수가 급격히 줄었다. '한 사람만 가고 두 사람이 남으면 서로 위로라도 할텐데, 둘이 가고 하나 남으면 어떡하나.' 아시안게임은 어느새 '금칙어'가 됐다. 지난 14일 '이광종호'의 최종 엔트리 발표, 3명의 이름이 동시에 호명되던 순간, 마음고생을 훌훌 털었다. 최종 엔트리 발표 사흘후 전남의 4연패도 막을 내렸다. 전남 숙소에서 만난 '삼총사'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 밝았다.

칭찬 릴레이

17일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수원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안용우를 향해 이종호가 "우리 팀 에이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칭찬 릴레이가 시작됐다.

안용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프로 4년차 종호는 내게 선배같은 동생이다. 의젓하고 잘 챙겨준다"며 웃었다. "축구적으로는 많이 뛰고, 몸싸움에 강하다. 박스안에서 슈팅 때리는 동물적인 감각은 최고"라고 칭찬했다. 미드필더 김영욱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영욱이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정신이 좋다. '거친 매력'이 있다. 빠르고 힘이 좋다. 어딜 갖다놔도 제몫을 다한다. 축구 외의 장점은 잘생겼다는 점?"

이종호가 '칭찬 바통'을 이어받았다. "용우형은 축구적으로는 감히 평가할 수 없는 위치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예기치 않은 극찬에 안용우가 "제발 그러지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종호는 멈추지 않았다. "스피드, 크로싱, 드리블, 속이는 움직임 등 모든 것을 갖췄다. 좋은 팀, 좋은 선수가 받쳐줄수록 더 빛날 선수다." '전남유스' 광양제철고 1년 선배 김영욱을 쳐다봤다. "영욱이형은 눈빛만 봐도 다안다. 형제나 다름없다. 중학교때부터 챙겨줬다. 경기적으로는 가진 게 많다. 스피드, 힘, 킥, 파이터 기질 등등… ."

김영욱이 '절친' 안용우, 후배 이종호의 칭찬에 화답했다. "용우는 왼발잡이 특유의 장점이 돋보인다. 용우가 공을 잡으면 하나 해낼 것같은 기대감이 있다. 측면에서 제치는 기술이 뛰어나고, 크로스 상황때 공격수가 어느 위치에 있든 정확한 낙하지점을 잡아낸다"고 했다. "종호는 골 냄새를 기막히게 맡는다. 한번 터지면 무서운 선수다. 늘 연구한다. 박스 근처 움직임, 헤딩 점프 위치도 좋고, 배울 점이 많은 후배"라고 칭찬했다. 입에 침이 마르지 않는 칭찬의 끝엔 '절친'이기에 가능한 폭로전이 이어졌다. "용우는 '촌놈' 인 줄 알았는데 화장품도 잘 알고, 잘 꾸민다. '반전매력' '마성의 매력'이 있다. 종호는 생활적으로 꼼꼼하다. 터프한 이미지와는 달리 방은 공주방이다. 핑크색 모기장이 있다."

자아비판

서로의 단점을 묻자 안용우는 "자기 단점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했다. 안용우는 스스로 "수비력이 안좋다. 몸싸움, 파워적인 부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더 많지만 단점은 숨겨야 한다"며 싱긋 웃었다. 이종호는 "내 단점은 '멘탈'이다. 겪어보지 않은 상황에 깊이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 더 강해져야 한다"고 했다. 이종호는 '9호골' 이후 '아홉수'에 빠졌다. 최근 골 침묵으로 마음고생을 했다. "축구적인 부분에서 좀더 영리하게, 연구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어떻게 수비선을 영리하게 무너뜨릴지 더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영욱은 "볼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 움직임과 멀티플레이 능력을 좀더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측면에 섰을 때 움직임에 대해 용우와 종호를 연구하고 있다. 하석주 감독님도 많은 가르침을 주신다. 볼 없을 때 따돌리는 부분 같은 것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에게 인천아시안게임이란?

'나에게 인천아시안게임이란?'이라는 마지막 질문에 이종호가 먼저 답했다. "나에게 인천아시안게임은 '시작'"이라고 했다. "늘 간절히 바라왔고 늘 꿈꿔왔고, 큰 선수가 되기 위한 첫 시작, 첫 걸음이 아시안게임"이라고 답했다. 안용우에게 인천아시안게임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배우 김희애의 명대사 '놓치고 싶지 않아'를 슬쩍 따온 대답에 웃음이 터졌다. "항상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고 지금 나에게 온 인생 최고의 기회다. 정말 놓치고 싶지 않다." 김영욱에게 아시안게임은 "디딤돌"이다. 김영욱은 "내 축구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대회다. 축구를 하면서 줄곧 아시안게임을 목표 삼아왔고, 이 디딤돌을 잘 딛고 일어나느냐에 따라 내 축구도 인생도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전남 삼총사'가 빛나는 눈빛으로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았는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축구는 국민들에게 희망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아시아축구 최고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김영욱)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중요한 시기에 전남을 떠나게 되는 만큼 더 열심히 해 무조건 우승하겠다."(이종호)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만큼 태극마크의 자부심으로 국민들의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안용우)
광양=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