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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사상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축포'를 터트렸다. 2014~2015시즌 EPL의 첫 골문을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열었다.
맨유-스완지전은 EPL의 시작을 알리는 공식 개막전이었다. 16일 오후 11시에 열리는 다른 경기보다 2시간 15분 앞서 시작됐다. 덕분에 기성용이 2014~2015시즌 EPL의 1호 득점자가 됐다. 한국인이 EPL에서 개막 축포를 쏘아 올린 것은 2005년 박지성(은퇴)이 한국인으로서 EPL에 첫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EPL에서 7시즌 동안 활약했던 박지성도 이뤄내지 못한 '최초'의 역사다. 1라운드 득점으로는 코리안리거 역사에서 두 번째다. 앞서 설기현이 풀럼에서 활약하던 2008년 8월 16일, EPL 1라운드에서 헐시티를 상대로 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풀럼-헐시티전은 공식 개막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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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여유 장착, 공격 본능이 꽃핀다
개막에 앞서 기성용은 인터뷰를 통해 "경험을 많이 얻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EPL 세 번째 시즌에 선수로 더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와 선덜랜드에서 두 시즌을 보내며 EPL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며 큰 무대 경험도 쌓았다. 유럽에서의 6번째 시즌, 기성용은 이제 유럽 무대의 베테랑이 됐다. 맨유전에서 기록한 개막축포도 경험과 여유가 동반된 결과물이었다. 그동안 기성용은 EPL에서 기록한 4골을 장기인 중거리 슈팅이나 문전 쇄도, 헤딩으로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번 득점장면에서는 세기보다 정확성을 앞세웠다. 시구르드손의 땅볼 패스가 배달되자 페널티박스 앞에 서 있던 기성용은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정확하게 골문 구석을 노렸다. 이전같으면 강하게 슈팅을 시도했겠지만 이제 득점 찬스에서도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맨유전 득점 장면을 통해 증명됐다. 선덜랜드에서 선을 보였던 공격 본능의 완성단계다. 스완지시티에서도 기성용의 공격 능력이 꽃을 피울 시기다. 선덜랜드에서 기록한 4골-2도움의 기록도 훌쩍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외국 언론도 기성용의 공격 능력에 칭찬을 쏟아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뛰어난 마무리 능력'이라며 평점 7점을 부여했다. 스페인의 축구전문메체인 바벨은 '기성용이 사이드 패스에만 능하다는 비난에서 벗어나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기성용의 공격력에 주목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