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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잘 못잤는데, 오늘은 푹 쉬고 싶습니다."
옅은 웃음 속에 긴장감까지 숨기진 못했다.
인천이 또 웃었다. 인천은 10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구장서 가진 경남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후반 8분 터진 진성욱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이겼다. 지난 2일 울산(2대0승), 6일 전남(2대1 승)을 연파했던 인천은 경남까지 꺾으면서 3연승을 내달렸다. 승점 20이 되면서 전날 전북에 0대3으로 완패한 성남(승점 18)을 끌어내리고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특히 지난 2009년 8월 29일 이후 이어져왔던 경남전 11경기 연속 무승(5무6패)의 징크스도 훌훌 털어냈다. 울산전에서 프로데뷔 3년 만에 첫 골맛을 봤던 진성욱은 전남전에 이어 경남전까지 폭발하면서 인천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 감독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90분 내내 쌓였던 긴장감을 털어냈다. "우리도 경남처럼 절박할 때가 있었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설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더 긴장했다. 전반전을 잘 버티고 후반전에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철저히 준비한 것을 다 풀어내고 끝까지 투혼을 보인 점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김 감독은 "전반기 9경기 연속 무득점 때 나와 선수들 모두 고민이 많았다. 월드컵 휴식기에 움직임, 부분전술을 가다듬는데 주력했다. 그 땀의 결실이 후반기에 나오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또 "전반기에 정말 희망이 없어 보였다. 젊은 선수들이 훈련장, 경기장에서 누구보다 투혼을 발휘해주고 있다. 상승세의 비결이다.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승리의 일등공신인 진성욱을 두고는 "대건고 졸업 당시 상당히 기대를 했다. 프로의 벽이 높았다. 뛰어난 기량과 달리 근성이 부족했다. 지난 2년 간 본인이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꿈같은 3연승이다. 절실했기에 기쁨도 두배다. 잠을 설쳐온 김 감독에겐 숙면의 계기가 될 법하다. 김 감독은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 경기를 또 보고 싶다. 잘한 경기 아닌가. 분석관에게 영상을 달라고 해서 보고 싶다. 오늘은 잠을 안자도 좋을 것 같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