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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홍명보, 장막을 친 이유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6-06 06:30


2014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 홍명보감독이 3일(한국시간) 미국의 전지훈련장인 세인트토마스대학교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전술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브라질에 들어가기 전 시차와 고온의 기후 등을 적응하기 위해 마이애미에 훈련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다음달 9일까지 적응훈련을 마친후 10일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마치고 브라질로 떠난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03/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 감독은 6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세인트토마스대학 운동장에서 열린 월드컵대표팀 훈련을 15분 공개 후 전면 비공개로 진행했다. 7일 같은 장소에서 갖는 훈련은 시작부터 비공개를 택하기로 했다. 월드컵대표팀은 지난달 12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두 차례 비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마이애미 도착 뒤 7번째인 이날 훈련은 첫 비공개 일정이다. 일부 언론에서 세트플레이 장면 공개를 요청했으나, 양해를 구했다. 월드컵대표팀 관계자는 "감독님이 이틀 간의 훈련에 상당히 예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이 비공개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다양하다. 23명의 선수들이 처음으로 모였다. 5일 선수단 전체 휴식을 취하면서 황열병 예방 접종 후유증과 부상 변수 등을 모두 털어냈다. 축구화를 신을 때 통증을 느껴 재활에 매진했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도 마이애미 도착 뒤 처음으로 훈련에 합류했다. 23명이 모두 모인 상황인 만큼 홍 감독 입장에선 본격적인 조직력 틀을 잡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세트플레이 노출에 대한 우려도 있다. 홍 감독은 이날 훈련에서 코너킥과 프리킥, 볼 정지 상황에서의 공수 밸런스 및 경기 운영 등 전반적인 전술 및 조직력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런 전술이 노출될 경우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비공개 훈련을 하기로 했다. 김보경은 "오늘 점심 때 비공개 훈련을 한다고 들었다. 여러가지 부분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훈련이 진행될 지에 대한 부분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훈련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일 코너킥 조합 훈련에서도 "코너킥 장면을 모두 전하면 상대국에게 우리의 전략을 노출하는 꼴이 된다. 상세한 내용을 다루는 것은 피해주시기 바란다"며 취재진에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를 뜻하는 언론 용어)를 요청하는 등 필승카드인 세트플레이 노출에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가나전에 대한 승부욕도 짚어볼 만하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28일 튀니지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컨디션을 맞추는 과정에서 치른 경기였던 만큼 100% 원하는 경기력을 보여주기 힘들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완패라는 지적이 봇물을 이뤘다. 내심 튀니지전 승리를 계기로 마이애미 전지훈련에 박차를 가하고자 했던 홍 감독의 구상도 틀어졌다. 가나전은 본선 개최지 브라질에 입성하기 전 마지막으로 치르는 평가전이다. 그르칠 경우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다운될 수도 있다. 비공개 훈련을 통해 휴식으로 잠시 떨어졌던 선수들의 집중력을 끌어 올리면서 가나전에 대한 필승 구상도 마치겠다는 게 홍 감독의 구상으로 분석된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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