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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에서 부는 태풍, 뉴욕시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6-03 07:35


사진출처=더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들어왔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공격수 다비드 비야의 말이다. '삼촌' 해리 레드냅이 이끄는 퀸즈파크레인저스의 적극적인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프랭크 램파드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이들의 행선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신생팀 뉴욕시티다.

뉴욕시티가 이적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한 기량을 가진 베테랑 선수들을 한꺼번에 영입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비야는 2013~201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6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득점했다.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프리메라리가 우승,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비야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뉴욕 시티의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선수로서나 개인적으로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대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이번 시즌은 내 평생 기억할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모든 팬과 구단 관계자에게 감사하고, 특히나 내가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코치진에게도 감사하다. 그렇지만 거절할 수 없는 훌륭한 제안을 받았다'고 작별 인사를 건냈다.

'첼시의 레전드' 램파드 역시 뉴욕으로 향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램파드가 첼시에서 받던 주급 15만파운드보다 조금 적은 금액을 받고 미국행을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대신 사이닝 보너스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첼시 역사상 최다골의 주인공인 램파드는 첼시에서 3번의 리그 우승, 4번의 FA컵 우승, 2번의 리그컵 우승과 한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한번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전성기에 비해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과시하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잉글랜드 대표팀 최종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계약이 만료된 램파드에게 퀸즈파크레인저스, 웨스트햄 등에서 러브콜이 쏟아졌지만 그의 새로운 둥지는 미국으로 결정됐다. 램파드는 조만간 뉴욕시티 이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데일리미러에 따르면 램파드는 올 하반기 임대로 첼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타들을 불러모으는 뉴욕시티는 MLS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사실 베테랑 스타들의 미국행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2007년 데이비드 베컴의 전격적인 미국행 이후 MLS는 신흥리그로 자리잡았다. 티에리 앙리, 하파엘 마르케즈, 로비 킨, 저메인 데포 등 유럽리그를 주름잡던 스타급 선수들도 대거 미국을 찾았다. 미국이라는 광활한 시장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은퇴한 베컴은 올 2월 직접 마이애미 구단을 창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뉴욕시티의 출발에 관심이 이어지는 것은 구단주가 셰이크 만수르기 때문이다. 만수르는 재산이 200억파운드(약 3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거대자본이 유입되는 것은 MLS에 있어 의미있는 실험이다. MLS는 여전히 미지의 시장이다. 이번 투자는 향후 MLS 시장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혹은 얼마나 빠르게 확장할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뉴욕시티는 맨시티와 미국프로야구(MLS)의 '명가' 뉴욕 양키스가 공동 출자해 만든 구단이다. 내년 3월 시작되는 2015시즌부터 MLS의 20번째 구단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뉴욕의 퀸스 자치구를 연고지로 하고 홈구장은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 스타디움을 사용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왕족인 만수르는 200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중하위권팀이었던 맨시티를 인수해 수조원을 쏟아부어 잉글랜드 최강팀으로 만들었다. 만수르는 맨시티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연봉과 전용기를 제공하는 등 최고의 대우를 해줬다. 경기 외적으로도 대대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뉴욕시티도 막대한 투자와 함께 빠른 시간 안에 리그 정상급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뉴욕시티는 비야와 램파드의 다음 타자로 맨유와 작별을 선언한 리오 퍼디낸드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 다른 스타급 선수들의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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