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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UCL결승, 리스본은 축제 현장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5-25 13:31


리스본(포르투갈)=김장한 통신원

리스본은 뜨거웠다. 작렬하는 태양때문만은 아니었다. 모든 축구선수와 축구팬들의 로망이자 꿈의 무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이 리스본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결승전을 앞두고 리스본 전역은 UCL로 도배됐다. 시내 곳곳에는 UCL결승전을 예고하는 광고판이 붙었다. 레알과 아틀레티코 양 팀의 팬들은 일찌감치 리스본으로 넘어와 있었다. 바로 옆나라 수도에서 열리는 대결. 기차로 얼마 걸리지 않았기에 며칠전부터 와서 축제를 만끽했다. 어디를 가나 흰색의 레알 팬들과 붉은색 줄무늬의 아틀레티코 팬들이 가득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팬들을 위해 던진 유니폼이 나무에 걸렸다. 리스본(포르투갈)=김장한 통신원
경기 당일 양팀 팬들은 아침부터 선수들의 숙소로 몰려들었다. 직접 만들어 들고온 플랜카드부터 팻말 등 언제 나올지 모르는 선수들을 기다리기 위해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오후 3시까지 낮잠을 취했다. 막 잠에서 깨어난 선수들은 창문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럴 때마다 팬들은 환호하며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유니폼을 던져주기도 했다. 몇몇 유니폼은 숙소 밖 나무에 걸리기도 했다. 팬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에 걸린 유니폼이 자신에게 떨어질까 눈을 떼지 못했다. 경기 시작 1시간 45분 전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출발할 때는 도시가 떠나갈 듯한 함성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비 알론소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리스본(포르투갈)=김장한 통신원
결승전 무대인 벤피카의 홈구장 에스타디오 다 루스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리스본 중심가로부터 약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가장 보편적인 교통 수단은 지하철이다. 수 많은 팬들이 몰린 지하철은 발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열정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팬들 답게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UCL 역사상 처음 같은 도시의 팀끼리 맞붙는 결승전이라 보기 드문 모습들이 나왔다. 마드리드가 아닌 리스본의 지하철에서 상대팀의 팬들이 탑승하지 못하게 밀어내는 모습도 있었다. 경기장까지 가는 길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티켓 구하는 팻말로 가득했다. 티켓의 호가는 2000유로(약 280만원)에 육박했다. 최고 앰견가를 자랑하는 카테고리 1의 원래 가격이 390유로(약 54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5배 이상 비싼 가격이지만 이마저도 구하지 못해 안달이었다.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통산 10회 우승으로 끝났다. 경기 후에도 양 팀의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아틀레티코의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고 박수를 치면서 선수들을 위로했다. 그 사이 레알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었다. 특히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설 수 없었던 사비 알론소는 정장 차림으로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었다.

경기장 가운데 자리한 기자석에서도 작은 마드리드 더비가 벌어졌다. 이 날 대다수를 차지한 스페인 미디어들은 경기가 종료 된 후 숨겨 두었던 머플러와 유니폼을 꺼내며 잠시 팬으로 돌아가 기뻐했다.
리스본(포르투갈)=김장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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