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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행'윤석영"내 할일,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것뿐"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5-11 09:48



"내가 할 일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것뿐이다. "

'홍명보호 왼쪽 풀백'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이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윤석영은 10일(한국시각) 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 DW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위건전(0대0 무) 후반 43분 교체투입됐다. 프리미어리그 승격의 운명이 걸린 일전이다. 후반 43분 호일렛과 교체투입돼 왼쪽 윙어로 뛰었다. 해리 레드냅 QPR 감독은 리그 최종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수비수 윤석영의 공격 성향에 주목했다. 양팀은 일진일퇴의 공방끝에 0대0, 득점없이 비겼다. 13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운명을 가리게 됐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윤석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8일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다. 절친 선배이자 포지션 경쟁자인 박주호(마인츠)의 부상 우려가 막판 변수로 작용했다. 마음을 비운 채 묵묵히 준비하던 윤석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극적으로 브라질행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윤석영은 "엔트리 발표 시간이 영국시간으로 새벽이라 자려고 했는 데 왠지 잠이 안 왔다. 우선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중요한 자리에 뽑혔고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계시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시즌 QPR에서 7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직전 레드냅 감독이 '애제자 '아수 에코토를 임대영입했고, 시즌 내내 기존의 베스트일레븐을 고집하면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출전시간 부족, 경기력 저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문 집중력으로 나서는 경기마다 공격포인트, 경기 최우수선수(MOM) 선정 등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월드컵보다 중요한 것은 축구선수로서 성장하는 일"이라는 일념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왔다. 이와 관련 윤석영은 "QPR에 와서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겪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지고 있기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선수로서 늘 주어진 환경과 기회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절친한 선배인 박주호의 낙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굉장히 예민하고 조심스럽다. 예전부터 많이 친한 사이이고 조언을 많이 듣기도 했고 월드컵에 관해서도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눴었다. 이런 상황이 오게 돼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축구는 매순간 경쟁이고 전쟁이지만, 운명이 엇갈리는 경험은 선수 본인들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이다.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축구 팬들의 아쉬움과 찬반 양론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것뿐이다. 대표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모습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월드컵뿐만 아니라 리그 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컴백 역시 반드시 이루고픈 꿈이다. 이날 플레이오프 1차전, 후반 막판 0-0 상황에서 레드냅 감독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강화하는 차원에서 윤석영을 투입했다. "레드냅 감독님이 상대 오른쪽 측면의 오버래핑을 저지하고,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인 공격을 하라고 지시하셨다. 전남 때와 마찬가지로 QPR에서도 왼쪽 풀백뿐만 아니라 왼쪽 윙도 소화할 때가 있다: 어릴 때부터 왼쪽 라인은 많이 뛰어서 위치에 상관없이 편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승격 플레이오프는 윤석영에게도 새로운 경험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분위기에서부터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2차전이 남았다.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윤석영에게 브라질 월드컵이란?'이란 질문에 한마디로 답했다. "꿈의 무대다. 중요한 순간이 될 것 같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이후 윤석영은 빅리그행의 꿈을 이뤘다.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 역시 분명했다. "(이)청용이형이 말한 것처럼 축구선수로서 나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시험대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윤석영은 13일 QPR의 홈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또한번 벼랑끝 승부를 펼친다. 이 경기에서 이길 경우, 더비 카운티-브라이턴 알비온전 승자와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통해 승격팀이 결정된다.


위건(영국)=김장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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