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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 때린' 리베리, 호날두의 적수가 아니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4-30 07:30


◇리베리가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뮌헨(독일)=ⓒAFPBBNews = News1

2014년 1월 14일(이하 한국시각)이었다.

펠레의 입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의 얼굴은 굳었다. 리베리는 선수 최고의 영예인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탈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기회였다.

지난해 리베리보다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는 없었다. 리베리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독일 분데스리가, DFB 포칼, 유럽챔피언스리그까지 독일 클럽으로는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첼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FIFA 클럽월드컵까지 거머쥐었다. 개인 기록도 훌륭했다. 리베리는 55경기에서 23골-25도움으로 올렸다. 스타들이 즐비한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리베리는 대체불가능한 최고의 선수였다. 호날두와 메시에 비해 득점이 떨어졌을 뿐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은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전 세계 대표팀 감독과 주장, 언론 투표 결과 리베리는 호날두는 물론 메시에도 밀려 3위에 그쳤다. 호날두는 1365포인트, 메시와 리베리는 각각 1205포인트와 1127포인트를 얻었다. 발롱도르는 호날두의 품에 안겼다.

마음이 단단히 상했다. 리베리는 뮌헨 지역지인 TZ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모든 것을 쟁취했지만, 호날두는 아무것도 없다"며 "내가 상을 얻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정치적인 결정이 내려졌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고 "발롱도르는 더이상 내 관심을 끄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얄궂은 운명이었다. 공교롭게 2013~201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리베리는 호날두와 격돌했다. 30일 둘의 명암은 다시 엇갈렸다.

호날두는 있고, 리베리는 없었다. 호날두는 이날 두 골을 몰아넣으며 팀의 4대0 대승을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긋지긋한 독일 원정 징크스를 깨고 12년 만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이끈 그는 최다골 기록도 달성했다. 올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만 16골을 터뜨렸다. 2011~2012시즌 '라이벌' 메시가 세웠던 최다골(14골)을 경신했다.

반면 리베리는 부진했다. 특히 감정 조절에도 실패하며 구설수에 올랐다. 0-3으로 끌려가던 전반 43분이었다. 리베리는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카르바할의 뺨을 때렸다. 심판이 보지 못해 카드는 받지 않았지만 중계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리베리가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12월에는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으로 뛰던 구자철의 뺨을 때려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발롱도르를 빼앗긴 리베리는 호날두의 적수가 아니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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