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4월 무승' 울산, 꽃피는 5월 올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4-29 07:29



'마의 4월'이었다.

'철퇴타카' 울산 현대가 4월을 무승으로 마쳤다. K-리그 클래식에선 3무2패,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3전 전패를 기록했다.

클래식에선 4승(3무3패)에 묶여있지만, 3월에 벌어둔 승점으로 버티고 있다. 5위에 랭크됐다. 6위 수원 삼성(승점 15)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울산 +5, 수원 +2)에서 앞섰다. 25일간 달콤했다. 울산은 3월16일부터 4월9일까지 클래식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깊은 슬럼프에 빠지면서 순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ACL도 환희에서 암흑으로 변했다. 3연승 뒤 3연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년만에 도전한 아시아 정상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복합적인 요소가 울산을 괴롭혔다. 뚝 떨어진 골결정력으로 인한 조급함, 로테이션 시스템과 티키타카(바르셀로나식 공격축구)의 미정착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반전을 위한 노력은 부단히 이뤄졌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요가 전문강사를 초빙, 승리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선수들의 심리와 유연성 향상을 꾀했다. 그러나 좀처럼 효과는 보지 못했다.

대반전을 위한 초석이 필요하다. 열쇠는 하나다. '승리'뿐이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때가 됐다. 선수는 조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떠올려야 할 경기는 22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ACL 조별리그 최종전이다. 가와사키가 조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했다. 두 팀은 '티키타카'란 기본 명제 안에서 비슷한 축구색깔을 냈다. 그러나 두 가지가 달랐다. 울산에는 정교하고 도전적인 패스를 찔러줄 선수가 없었고, 골결정력에서 밀렸다. 특히 측면 공격을 중요하게 여기는 조 감독의 축구를 구현해내야 한다. 조 감독은 장신 공격수 김신욱에게 올라오는 크로스의 빈도수가 높아지길 원한다. 그러나 오른쪽 측면으로 공격이 쏠리는 현상이 선수들의 체력저하를 불러오고 있다. 울산은 오른쪽 풀백 이 용의 공격 전개와 크로스만으로 버티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 수비진을 흔들기 위해선 한상운-김영삼으로 구성된 왼쪽 측면 라인도 살아나야 한다. 쉴새없는 크로스 양산은 반드시 득점으로 이어지게 돼 있다. 상대 실수도 유도할 수 있다.

김신욱도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김신욱은 최근 외부와 또 다시 접촉을 끊었다. 휴대폰을 꺼놓고 골결정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자신이 팀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부분은 부담이긴 하다. 자신의 득점 여부에 따라 승패가 바뀐다는 부분도 그렇다. 그러나 결국 두 어깨에 놓인 짐은 김신욱이 스스로 짊어지고 가야 할 부분이다. 팀 내 에이스의 운명이다.

감독의 몫도 존재한다. 감독은 급할수록 선수들에게 더 강한 믿음을 줘야 한다. 조 감독은 최근 4월에 열린 8경기 중 3경기의 전반에 선수를 교체했다. 감독은 자신이 선발출전 명단에 포함시킨 선수를 최소 45분은 믿어줘야 한다. 믿음의 리더십은 울산이 벼랑끝에서 떨어지지 않고 반전의 무대를 만들 수 있는 동아줄이 될 수 있다.


울산에 꽃피는 5월이 올까.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