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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보는 K리그클래식 8R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4-15 09:33


사진=포항스틸러스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해야 할 건 더 많은 세상입니다. 90분 경기가 웬 말이냐, 시간에 치여 하이라이트도 겨우 챙겨본다? 하이라이트도 감지덕지, 흔한 기사 하나 들춰 보기도 버겁다? 그런 분들과 함께 아주 아주 '간단'하게 K리그클래식 지난 라운드를 돌아봅니다.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1. 전북vs울산(1-0 / 전북-이동국 / 울산-X)

전북(4위) : 승점14 / 4승 2무 2패 / 득실+2

울산(5위) : 승점13 / 4승 1무 3패 / 득실+5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은 경기, 승리의 방점을 찍은 건 역시 이동국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동국이 아저씨가 아픈데, 쉬라고 해도 쉬질 않네. 뛰겠다는데 어떻게 말리겠어."라고 말한다. 노장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더욱 선명해질 뿐이다. 월드컵 휴식기 전에 모든 걸 쏟아내야 하는 전북은 매 경기가 고비다. "발가락이 자고 일어나면 낫는 것도 아니고 계속 아프다."라며 무덤덤하게 응한 이동국은 한 사이즈 큰 축구화를 공수해 일본 요코하마(AFC 챔피언스리그 G조 5라운드)로 떠났다.


2. 서울vs경남(0-0 / 서울-X / 경남-X)

서울(11위) : 승점6 / 1승 3무 4패 / 득실-2

경남(9위) : 승점9 / 2승 3무 3패 / 득실-5

경기 전 양 팀의 감독실 분위기는 판이했다. 이차만 감독은 "우리가 목표를 우승에 둔 것도 아니고, 중위권 이상만 하면 되니까 부담 갖지 말고 하려고 한다."라며 도전하는 입장임을 내비쳤다. 최용수 감독은 "더 이상 변명 거리도 없다. 나부터 깊은 반성을 했다. 오늘이 올 시즌 개막전이라 생각하고 올인하려 한다."면서 승리에 대한 욕심을 내보였다. 이는 경기력에도 그대로 묻어났다. 경남이 호기롭게 즐긴 반면, 서울은 부담감에 조급했다. 서울은 3월도, 4월도 힘들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3. 포항vs제주(3-0 / 포항-김재성2,김승대 / 제주-X)

포항(1위) : 승점16 / 5승 1무 2패 / 득실+8

제주(6위) : 승점13 / 4승 1무 3패 / 득실-1

"현재 K리그에는 이명주만큼 잘하는 선수가 없다". 황선홍 감독은 이명주를 극찬했다. '로빙패스성애자'답게 톡 찍어 올린 패스는 상대 수비 5명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3골 6도움), 그저 대단했다. 1골 1도움의 김승대도 있다. 8라운드까지 슈팅 8개(유효슈팅 7개)로 5골이나 뽑아냈다. 2위 김신욱(5골)이 24개의 슈팅, 3위 양동현(4골)이 25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니 어찌 놀랍지 않은가. 2골 넣은 김재성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기 힘든 팀, 이것이 포항이다.

4. 성남vs상주(0-0 / 성남-X / 상주-X)

성남(7위) : 승점9 / 2승 3무 3패 / 득실0

상주(10위) : 승점8 / 1승 5무 2패 / 득실-2

"상병 OOO". "일병 OOO".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던 강릉종합운동장. 선수대기실 앞은 상주 선수들의 관등 성명으로 쩌렁쩌렁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서울전 퇴장으로 벤치에 앉지 못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늘 상무 부대장님보다 높은 분이 경기장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데 이유가 있었다. 포상이 두둑할 법했으나, 상주는 0-0 무승부에 그쳤다. 7라운드까지 9득점, 포항(15골)에 이어 득점 2위를 차지한 공격력도 7경기 3실점으로 최소 실점을 자랑하던 성남을 뚫지는 못했다.

5. 전남vs부산(2-1 / 전남-안용우,이종호 / 부산-양동현)

전남(3위) : 승점14 / 4승 2무 2패 / 득실+2

부산(8위) : 승점9 / 2승 3무 3패 / 득실-2

올 시즌 신인이라면 안용우도 만만치 않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감독은 이 선수에 대해 "나보다 낫다."라며 치켜세웠다. '팀 내 백전노장' 김병지도 "올 시즌 영플레이어상을 한 번 노려보라고 말했다."며 인정했다. 안용우가 선제골을 뽑아낸 전남은 이종호가 한 골을 더 보태 201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잡았다. 부산이 올 시즌 들어 2골 이상 내준 경기는 전북과의 개막전(3실점)에 이어 전남전이 처음이었다.

6. 인천vs수원(0-3 / 인천-X / 수원-정대세,산토스)

인천(12위) : 승점4/ 0승 4무 4패 / 득실-8

수원(2위) : 승점14 / 4승 2무 2패 / 득실+3

빼앗긴 승리에도 봄은 오는가. 4무 4패, 8경기 연속 무승보다 답답한 건 7경기째 개점휴업한 득점포다. 설기현, 니콜리치, 이효균, 진성욱, 남준재, 이석현, 문상윤, 이보, 그 누구도 골망을 흔들진 못했다. 이런 인천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수원은 골 파티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 역시 골을 많이 넣는 팀은 아니었다. 서정원 감독이 "공격수 쪽에서 골이 터져줘야 하는데..."라며 혀를 찼던 게 불과 얼마 전이거늘, 이번엔 올 시즌 팀 최다 득점인 3골을 퍼부었다. 최근 4경기에서 승점 10점을 쌓은 수원, 어느새 2위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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