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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귀환, 이랜드그룹 축구단 창단에 쏠린 기대와 우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4-15 07:24


이랜드그룹의 프로축구단 창단발표식이 14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이랜드 그룹 박성경회장이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하고 창단의향서를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권오갑)에게 제출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박성경 부회장은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의 하나로 팬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구단운영을 통해 한국축구발전에 이바지 하겠다" 고 말했다.
이랜드 그룹은 "NO1, 인기프로축구단" 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2015년 K리그 클래식 승격을 목표로 하고있다.
축구회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4.14/

16년 만에 귀환이다.

이랜드그룹이 프로축구계에 또 다시 발을 내디뎠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하고, 창단 의향서를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에게 제출했다. 이랜드그룹은 1992~1998년 이랜드 푸마 축구단을 운영, K-리그 8회 우승과 3회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박 부회장은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다. 스포츠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팬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구단 운영을 통해 프로축구 발전의 한 축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모든 시작에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있기 마련이다. 이랜드그룹이 발표한 창단 계획에는 우려보다 기대감이 높았다.

기대

가장 먼저 기업구단에 대한 기대다. K-리그에 기업구단이 창단된 것은 1995년 수원 삼성 이후 19년 만이다. 이랜드그룹은 의·식·주·휴·미·락 등 6개 영역 25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패션을 비롯해 레저, 식품, 테마시티, 리테일, 엔터테인먼트 등 사호 컨버전시 모델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로 연간 매출을 10조원까지 끌어올렸다. 재계 44위에 해당한다. 축구단 재정 면에서 탄탄함을 가져갈 수 있다. 최근 축구단 예산을 축소하는 기업구단의 행보에 휩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미국프로야구 LA다저스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당시 1조2000억원을 베팅했다. 윤경훈 그룹홍보 실장은 "선수 연봉 공개로 K-리그가 더 투명해지고 있다. 부담이 아니라 이 부분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기업이다. 정치권과 연계된 시도민구단보다 유연하게 운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윤 실장은 "박성수 그룹 회장께서 정치계와 전혀 관련이 없다. 축구단을 운영하는데 어떠한 외압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랜드그룹은 국내 스포츠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야구 대신 축구를 택했다. 팬들이 가장 큰 궁금증을 가졌던 대목이다. 박상균 대표이사 내정자는 "축구는 세계적인 스포츠다. 영향력이 큰 종목이다. 이랜드그룹은 축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축구는 투명한 운영 등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 우리도 축구에 뛰어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축구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랜드그룹이 내건 운영 전략은 '아시아 최고의 인기구단'이다. 높은 인기를 얻기 위해선 좋은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랜드그룹은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6년 안에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기치고 내걸었다. 박 대표는 "서울 더비의 열망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이다. 2년 내에 클래식 진입을 위해 상응하는 투자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랜드그룹의 프로축구단 창단발표식이 14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이랜드그룹 박상균 대표이사가 축구단 창단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이랜드그룹 박성경 부회장은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의 하나로 팬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구단운영을 통해 한국축구발전에 이바지 하겠다" 고 말했다.이랜드 그룹은 "NO1, 인기프로축구단" 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2015년 K리그 클래식 승격을 목표로 하고있다.
축구회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4.14/

우려

이날 이랜드그룹은 자립형 축구단의 롤모델이 되겠다고 공표했다. 2020년까지 시즌티켓 비율을 50%까지 늘리고, 자립율을 10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국내 축구계 현실상 너무 조급한 계획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그래도 박 대표는 밝은 미래를 꿈꿨다. "2020년까지 그룹의 투자를 받지 않으면서 자생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기존 구단들은 단일한 구조다. 그러나 우리는 복합적인 콘텐츠로 그룹의 비즈니스로 접근할 계획이다." 또 "자립이라는 개념은 한국 구단들이 풀어야할 과제다. 자립형 축구단이 정착되면 1, 2부리그 뿐만 아니라 3, 4부 팀 등 축구 저변이 탄탄해질 것이다. 도전 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 축구단은 계열사에서 분산 투자를 받아 운영될 계획이다.

수익 발생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 부족도 우려의 대목이다. 이에 박 대표는 "기존 구단이 잘하고 있는 것은 배우면서 다르게 하겠다. 축구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은 틀이 없다. 구조자체가 그렇게 돼 있다. 구단들이 노력하려던 부분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다른 구단들이 추구하는 영역에서 더 고민을 하겠다. 다양하게 우리 그룹의 콘텐츠를 가지고 시너지를 낼 것이다. 다른 구단들이 하지 못한 노하우들이 접목되면 타구단과 차별화된 부분에 있어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우려는 그룹의 수익 증대를 위해 축구단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쿨하게 인정했다. 그는 "축구를 통한 중국 시장의 비즈니스 반영은 맞다. 그러나 축구라는 스포츠 자체에 대한 관심을 봐줬으면 좋겠다. 스포츠를 통한 비즈니스는 사실"이라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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