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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는' 현대캐피탈-'버티는' 삼성화재, 3차전 변수-묘수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4-01 07:29



현대캐피탈은 두드리고, 삼성화재는 버티는 모양새다.

2013~2014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이 팽팽하게 흐르고 있다. 승부가 원점이다. 28일 벌어진 1차전은 예상이 뒤집혔다. 현대캐피탈이 먼저 웃었다. '공격의 핵' 아가메즈가 경기 초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아기 호랑이' 송준호의 깜짝 활약으로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30일 열린 2차전은 또 달랐다. 삼성화재가 분위기를 전환했다. 고비마다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를 꺾었다.

이미 양팀 전력은 정규리그를 통해 모두 드러났다. 변수 극복과 묘수만이 치열한 충돌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변수 : 부상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100%의 몸 상태가 아니다. 1차전 1세트 중반 블로킹을 하고 내려오다 삼성화재 레오의 발을 밟아 발목이 접질렸다. 2차전 출전이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진통주사를 맞고 코트에 섰다. 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도 말리지 못했다. 김 감독은 2차전 1세트 위기 상황에서 조기투입, '아가메즈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여전히 절뚝거린다. 2차전에서 정상적인 높이를 뽐내지 못했다. 아픈 발목을 이끌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관건이다. 삼성화재는 라이트 박철우가 아프다. 열흘 전 훈련 도중 왼손이 찢어졌다. 다섯 바늘을 꿰맸다. 자주 다치는 부위가 중요한 시기에 또 말썽을 부렸다. 아프지만 참고 1, 2차전을 모두 소화했다. 부상의 여파를 숨길 수 없었다. 박철우는 2차전에서 6득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은 42.86%밖에 되지 않았다.


묘수 : 대체자

김 감독은 아가메즈를 무리해서 출전시키고 있지만,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대체 카드를 마련해두고 있다. '비밀병기' 송준호다. 김 감독은 챔프전을 앞두고 변화를 예고했었다. 아가메즈 대신 송준호를 투입, 아가메즈를 심리적으로 자극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아가메즈가 뜻하지 않은 부상을 하면서 송준호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조용하게 이를 갈던 송준호는 1차전에서 일을 냈다. 11득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토종 거포' 문성민도 있다. 문성민은 올시즌 왼무릎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챔프전은 잠자던 그를 깨웠다. 문성민은 1, 2차전에서 팀 내 대들보 역할을 해줬다. 팬들은 '문가메즈(문성민+아가메즈)'란 수식어를 만들어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서브에서도 여러 자원을 활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김 감독은 이건호 김재훈 등 서브가 좋은 신인들을 '원포인트 서버'로 활용,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화재는 딱히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박철우의 부상으로 신인 김명진이 훈련을 더하긴 했다. 그러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못미덥다. 1m98의 신장을 갖췄지만, 블로킹이 낮다. 박철우의 기복이 심할 때 고육지책으로 투입되긴 하지만 불안하다. 게다가 가장 큰 고민인 서브 리시브 보완에도 대체자가 보이지 않는다. 생애 첫 챔프전에 출전하는 주전 리베로 이강주가 흔들리면서 공격전개에 애를 먹고 있다. 백업 리베로 김강녕은 웜업존만 달구고 있다. 류윤식과 고준용 등 수비형 레프트들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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