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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선 황선홍, 히든카드 로테이션 쓸까 말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3-23 02:23 | 최종수정 2014-03-23 08:36


◇황선홍 포항 감독(오른쪽)이 2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수원과의 2014년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포항 감독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의 시기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과정이다. 지난달 25일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ACL 첫 경기를 시작으로 6경기 연속 풀가동 중인 베스트11의 구도를 주시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로테이션의 조기 가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황 감독은 2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수원과의 2014년 클래식 3라운드에서 "오늘 경기까지는 기존대로 갈 생각이었다. 산둥루넝(중국)과의 ACL 원정 경기 등 어려운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부터 (주전 구도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초 황 감독은 3월 한 달을 총력전으로 운영할 생각이었다. 시즌 초반 바람을 타며 일궈낸 더블(리그-FA컵 동시 우승)의 향수가 남아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개최로 5월 중순 부터 7월 초까지 이어지는 휴식기에 앞서 최대한 승점을 벌 계획을 세웠다. 제로톱의 힘을 믿었다. 하지만 더블의 성과는 상대팀의 집중력을 키우는 결과로 귀결됐다. 주중과 주말을 오가는 살인적인 일정 속에 선수들의 체력은 점점 떨어져 갔다. 급기야 주장 황지수에 이어 조찬호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균열이 드러났다. 지난 산둥전에서 각각 경고, 퇴장 판정을 받은 김원일, 신광훈은 내달 2일 중국 지난에서 펼쳐질 산둥과의 리턴매치에 결장하게 됐다. 승점 1이 아까운 시기다. 잇단 주전 이탈이 붕괴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시즌은 길다. 황 감독의 머릿 속에도 갖가지 경우의 수가 자리 잡고 있다. 고민의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선수 운영에 대한) 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다." 그렇다면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황 감독은 "(변화를 줄) 포인트가 어딘지 잡아가고 있다. 어느 시점에 (계획대로) 가동을 해야 할 지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선수단 운영과 달리 경기력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집중력은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황 감독은 "수비라인에서 초반 집중력 부족 문제가 이어지는 것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며 "부산전 패배 뒤 사실 걱정을 했는데, 산둥전을 치러보니 체력적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더라. 결국은 집중력을 얼마나 가져가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은 개인별 경기당 13~14㎞ 씩을 소화할 만한 수준이 된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면 된다"고 분전을 촉구했다.

로테이션은 포항이 만들어낸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황 감독은 승부처 돌파를 위해 감춰뒀던 히든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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