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디쓴 결과였다. 하지만 좋은 교훈을 얻었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경기시작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4분 미국의 주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 왼쪽에서 데이비스가 넘어지며 왼발을 갖다댔다. 정성룡이 반사적으로 볼을 쳐냈으나, 쇄도하던 원더로프스키가 재차 헤딩으로 볼을 밀어 넣었다. 기세가 오른 미국은 측면 공격과 압박으로 한국을 몰아 붙이면서 공격 주도권을 쥐었다. 반면 한국은 초반 무거운 몸놀림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17분 찬스가 왔다. 하프라인에서 볼을 잡은 이근호가 상대 수비수를 달고 미국 문전 왼쪽까지 드리블을 이어갔다. 하지만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오른발로 띄워 찬 슈팅은 크로스바 높이 나갈 뿐이었다. 이후 중반에 접어들면서 한국은 차츰 볼 점유율을 늘려 가면서 미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좀처럼 찬스를 잡지는 못했다.
후반 초반은 한국이 주도했다. 후반 8분 김민우의 프리킥과 후반 12분 김신욱의 헤딩슛이 미국 골문을 위협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공격 패턴이 서서히 빛을 발하는 듯 했다. 그러나 기대감은 오래 가지 못했다. 후반 15분 미국에 추가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 스로인 상황에서 주시에게 다시 돌파를 허용했고, 볼은 골문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도노번의 발끝을 거쳐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자리를 잡은 원도로프스키의 오른발에 그대로 걸려 또 골망을 흔들었다.
홍 감독은 후반 24분 이근호와 이 호를 빼고 이승기(전북) 이명주(포항)를 투입시켜 분위기 변화를 꾀했다. 후반 33분에는 김태환(성남)이 김진수를 대신했다. 한국은 후반 37분 김신욱이 아크 왼쪽에서 수비수를 등진 채 시도한 오른발슛이 크로스바를 넘기는 등 좀처럼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후반 43분에도 각각 프리킥과 코너킥을 얻으면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모두 무위로 돌아가면서 결국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날 LA를 출발해 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