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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골을 터트려야 한다. 물론 실점을 허용하면 부담감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상대가 1골을 넣으면 2골, 2골을 넣으면 3골을 기록해야 한다. 최 감독은 "세계 어느나라 감독이라도 전술과 전략을 미리 얘기하는 감독은 없다. 이기기 위해 최고의 구성, 최고의 정신무장으로 나갈 것이다. 아시아 최고의 권위있는 결승전에서 우리의 경기력을 끌어내야 한다. 찬스를 주고 받을 수 있지만 최대한 찬스를 살릴 것이다. 이기기 위한 생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에 앞서 마르첼로 리피(이탈리아) 광저우 감독은 중국 축구의 성장을 얘기했다. 최 감독은 K-리그의 힘으로 맞불을 놓았다. K-리그의 과거는 환희였다. ACL 전신인 클럽 챔피언십을 포함해 무려 10차례나 패권을 거머쥐었다. 1985~1986시즌 대우로얄즈의 우승을 시작으로 성남(1995~1996), 포항(1996~1997, 1997~1998), 수원(2000~2001, 2001~2002)이 챔피언에 올랐다. 2002년 ACL로 재편된 후에도 2006년 전북이 정상을 밟았다. 단판 승부로 바뀐 후에는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 2012년 울산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2011년에는 전북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자부심을 느낀다. ACL 5회 연속 결승에 진출해 3차례 우승, 1번 준우승을 차지했다.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 내일 경기를 하다보면 풍부한 경험이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내일 경기 후 중국의 많은 가수들을 초청해 축하파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자 "물론 광저우는 좋은 팀이고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너무 앞서나가지 않나 싶다. 축구는 공은 둥글다. 그런 것들이 우리 선수들의 속깊은 마음 속 동기부여를 끌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선수뒤에는 2002년 월드컵 4강이라는 큰 업적이 있다. 이를 위한 열렬한 국민 성원이 있었다. 내일도 그럴 것이다. 축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중국 축구의 자존심을 긁었다.
마지막 질문이 압권이었다. '혹시 우승하면 강남스타일을 출 용의가 있느냐'는 어이없는 질문도 나왔다. 최 감독은 "역시 싸이는 세계적인 가수로 인정받는 것 같다. 경기 전에 상대팀의 압승, 우승 파티를 준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덕분에 레이저 선물도 많이 받았다. 난 젊은 감독이다. 반드시 지지는 않을 것이다. 싸움닭으로 덤빌 것이다. 경기가 끝나면 모두가 끌난 것이다. 리피 감독과는 인사는 하지 않을까 싶다"며 "강남 스타일은 이미 유행이 지나갔다. 타이밍이 안맞는 질문"이라고 받아쳤다.
서울은 7일 광저우에 입성한 후 광저우 인근의 한 보조구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한데 광저우 서포터스들이 도발했다. 약 200명이 기습, 공격을 했다. 몇몇은 레이저빔을 연신 쏘아대며 선수들을 조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레이저빔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선수들의 눈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ACL 결승전은 전쟁이다.
광저우(중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