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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스플릿 시스템 없어지나, 폐지론 '솔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10-22 12:19 | 최종수정 2013-10-23 07:54



스플릿 시스템 폐지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스플릿 시스템은 지난해 승강제 도입을 위해 프로축구연맹이 야심차게 도입한 제도다. 스플릿 시스템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에서 시행 중인 제도에서 착안했다. 정규리그 순위에 따라 상하위 그룹을 나누어 그룹별 경기를 통해 최종순위를 확정하는 식이다. 상위그룹은 우승팀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을 가리고, 하위그룹은 강등팀을 결정한다.

스플릿 시스템은 K-리그 클래식에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상주와 광주는 스플릿 시스템으로 인해 강등된 최초의 팀으로 기록됐다. 올시즌에도 14개팀 중 2.5개팀(13, 14위팀 자동 강등, 12위팀은 2부리그 1위팀과 플레이오프)이 2부리그로 추락한다. 당초 연맹은 승강제를 도입하며 최상위 리그인 클래식의 팀수를 12개팀으로 확정, 운영할 뜻을 전했다. 12개팀으로 운영되는 내년 시즌은 진정한 K-리그 클래식의 원년인 셈이다.

관심의 초점은 이제 스플릿 시스템의 유지여부다. 연맹은 현재 스플릿 시스템 유지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내년 실시될 클래식의 운영 방식이 향후 진행될 클래식의 실질적인 운영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플릿 시스템 도입 효과의 명암은 확실하다. 최종순위 결정에만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던 예전과 달리, 앞서 상하위 그룹 분리 과정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마지막날 상위그룹 진출팀이 결정되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상위그룹에서 빅클럽간의 충돌이 잦아지는 등 흥행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부작용도 생겼다. 하위그룹이 팬들의 외면을 받은 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정규리그 기록이 승계되는 개인타이틀의 정통성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선택을 위한 연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연맹은 홍보파트에서 기자단을, 경기운영파트에서 감독과 선수단을 상대로 스플릿 시스템의 유지여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6일 열린 실무위원회에서도 스플릿 시스템 유지여부에 대해 논의를 했다. 현재로서는 12개팀으로 굳이 스플릿 시스템을 운영하기 보다는 전세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단일리그 운영이 낫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맹은 11월 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21일 열린 클래식 감독 모임에서도 화두는 스플릿 시스템이었다. 감독들 역시 스플릿 시스템 폐지쪽에 가까운 모습이다. 한 감독은 "하위팀이 상위팀을 잡는 이변 등이 있어야 팬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 한 팀이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로 리그의 판도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팬들 입장에서도 자기팀을 응원하러 경기장에 찾는 이유가 크지만, 상위권팀에서 뛰는 스타플레이어를 보기 위한 이유도 있다. 스플릿 시스템을 시행하는 지금의 경우는 이것이 원천봉쇄돼 있다"고 했다. 다른 감독도 "사실 하위리그의 경우 동기부여가 힘들다. 8, 9위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강등권에 있는 팀은 죽기살기로 덤벼들지만, 그마저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게 지금의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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