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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마음의 짐 덜어내고 홍명보호 합류할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0-04 07:59


사진=TOPIC/Splash News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눈을 돌릴 곳도 없다.

2013~2014시즌이 막을 올린 지 두 달이 흘렀다. 하지만 챔피언십(2부 리그)의 볼턴은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5무5패, 승점은 단 5점에 불과하다. 24팀 가운데 23위다. 현주소는 3부 리그 강등권이다.

볼턴의 간판 이청용(25)도 꼬인 상황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는 9라운드까지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 연속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2일(이하 한국시각) 원정에서 벌어진 블랙풀전에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주말에 이어 열린 주중 경기라 체력안배 차원에서 선발에서 제외됐다. 더기 프리드먼 볼턴 감독은 단 한 장의 교체카드를 썼다. 후반 29분 이청용을 교체투입했다. 하지만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다. 팀은 1대1로 비겼다.

볼턴은 물론 이청용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 목표다. 더기 프리드먼 볼턴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내가 정직했다면 우리가 처한 상황 때문에 이청용을 지난 시즌에 팔았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EPL 승격을 위해 이청용을 잔류시켰다. 어느덧 무승은 이청용에게도 부담이다.

볼턴은 5일 오후 8시15분 버밍엄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또 다시 첫 승에 도전한다. 이청용은 이 경기 후 고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브라질(12일·서울), 말리(15·천안)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홍명보호에 합류한다.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A대표팀에 승선할 지가 관심이다.

이청용의 첫 승은 홍명보호에도 필요하다. 그는 한국 축구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왜 EPL이 아닌 챔피언십에서 뛰는지 늘 아쉬움이 남았다. 이청용은 지난달 6일 아이티와의 평가전(4대1 승)에서 후반 3골을 모두 연출했다. 두 차례나 페널티킥을 이끌었고, 손흥민의 피날레골도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 작품이었다. 크로아티아전에선 1대2로 패했지만 홀로 빛났다. 클래스는 특별했다. 90분내내 공격을 주도했다. 볼이 가는 곳에는 이청용이 있었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았다. 전반 2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제친 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며 크로아티아의 흐름을 끊었다. 후반 15분과 17분에는 결정적인 골기회를 만들어내며 팬들을 열광케했다. 크로아티아 수비수들도 이청용에게는 번번이 무너졌다. 영리한 움직임과 개인기로 상대를 압도했다. 비록 골문을 열진 못했지만 가장 많은 골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청용의 발걸음이 가벼워야 한다. 브라질, 말리전에서도 그의 에너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볼턴은 중반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초반 부진을 넘지 못하고 끝내 EPL 승격에 실패했다. 이청용으로선 분위기 전환이 급선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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