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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맨' 이승우 "내 꿈은 메시-네이마르와 스리톱"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10-02 07:48


이승우. 박찬준 기자

"훌륭한 선수가 되면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바르셀로나맨' 이승우(15)의 모교 사랑은 지극하다. 한국에 올때마다 서울 대동초등학교를 꼭 찾는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자신에게 기회를 안겨준 학교와 강경수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는다. 그런데 올때마다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후배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완공된 인조잔디가 많이 훼손돼 부상위험이 높다. 대동초는 이승우 뿐만 아니라 신영록 임상협(부산) 김동섭(성남) 석현준(알 아흘리) 등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한 명문이다. 잔디교체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여러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는 "내가 뛸때와 같은 잔디에서 뛰고 있다. 그때도 잔디가 좋지 않아 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교체육시설에 대한 '윗선'의 무관심이 아쉽기만 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꿈나무들이 혹시 크게 다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가 앞서는 환경이다.

이승우가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이승우는 세계 최고의 유스시스템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다. 그야말로 입이 딱벌어지는 시설이다. 잔디구장, 천연구장이 셀수 없이 많다. 이승우는 "확실히 좋은 잔디에서 볼을 차니 기술적으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스페인이 정교한 패싱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이같은 시설에서 뛰기 때문이다"고 했다. 16세 이하 대표팀에 가보니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 이승우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2014년 아시아축구선수권(16세 이하) 예선에 참가해 한국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최종전인 홈팀 라오스전에서는 혼자 4골을 모두 쓸어담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승우는 "함께 한 대표팀 동료들의 기량이나 잠재력이 스페인 선수들 못지 않았다. 더 좋은 시설에서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분명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국내 나들이를 마치면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간다. 소속이 바뀐다. 후베닐B팀으로 승격할 예정이다. 이승우는 지난 시즌까지 15세 이하가 대다수인 카데테B에서 훈련과 경기를 소화했다. 올 여름 새 시즌을 맞아 다른 선수들처럼 한 단계 오른 카데테A로 갈 예정이었는데 바르셀로나는 카데테A보다 한 살 위 선수들이 뛰는 후베닐B 승격 소식을 전했다. 전세계 축구영재들이 모인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월반은 특별한 케이스다. 이유가 있다. 이승우는 지난 3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18세 미만 선수에 대한 해외이적을 금지하는 FIFA 규정 19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스페인 유스 정규리그 출전이 금지됐다. 바르셀로나는 이승우의 부족한 실전 기회를 만회할 방법으로 후베닐B팀은 물론 카데테A에도 이승우를 엔트리에 올려놓았다. 그만큼 바르셀로나가 이승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제2의 메시'라는 찬사가 이어지며 세계적인 주목도도 올라가고 있다. 첼시와 맨시티로부터 영입제안을 받고, '세계적인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의 에이전트와 계약을 했다.

이승우의 꿈은 아시아 최초의 바르셀로나 1군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승우는 "스페인 생활도, 바르셀로나의 훈련도 이제 적응이 된 상태다. 축구에만 전념해 내 꿈을 반드시 이루고 싶다"고 했다. '이승우-리오넬 메시-네이마르 스리톱'의 꿈이 이루어질까. 이승우는 2일 바르셀로나로 돌아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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