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김영후, 강원 구세주 아닌 경쟁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10-02 07:48


◇김영후가 지난달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강원이 3대1로 승리하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김영후(30)의 복귀에도 강원FC가 차분하다.

충분히 들뜰 만한 복귀다. 김영후는 경찰축구단에서도 '득점기계'라는 별명을 재입증 했다. 올 시즌 출범한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3경기에서 10골-3도움을 올렸다. 뛰어난 골 감각과 왕성한 활동 반경 무엇 하나 녹슬지 않았다. 김영후의 제대 후 복귀가 강등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강원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졌던 이유다. 김영후 역시 의욕적이다. 제대 당일인 지난달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대전 간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를 관전하기 위해 달려왔다. 복귀를 향한 강한 열망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당장 김영후의 출전 시기를 놓고 팬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김용갑 강원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도움이 될 지 여부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최근 분위기를 읽어보면 김 감독의 속내를 알 수 있다. 강원은 지난 30라운드에서 대전을 3대1로 완파하면서 13경기 연속 무승(4무9패)의 고리를 끊었다. 김 감독 부임 7경기 만에 거둔 첫 결실이다. 그동안 밋밋한 공격과 패배주의에 휩싸여 있었던 강원은 최근 확 달라졌다. 대전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내리 3골을 몰아치면서 달라진 힘을 과시했다. 풀백 전재호를 측면 미드필더로 올려 공격적으로 기용하고, 김동기 최진호 등 전임 김학범 감독 시절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영건들을 중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김동기는 스플릿 그룹B에 접어든 이후 2도움을 기록하면서 지쿠가 맡았던 도우미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김 감독 역시 입대 전후 김영후가 보여준 힘은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어렵게 쌓아 최근 들어 빛을 발하고 있는 팀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는 만큼 기용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김영후는 냉정하게 상황을 받아 들이고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복귀 전부터 경기 비디오를 보면서 바뀐 팀 전술에 대해 공부했다고 하더라"며 "팀 훈련 뿐만 아니라 개인 훈련까지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개인 면담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고, 훈련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대감은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한숨을 돌린 가운데 능력 있는 선수(김영후)까지 가세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중요한 순간에 제 몫을 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