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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 속이 다르다. 최근 3경기에서 1승2무로 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인천의 얘기다. 강팀 울산과 제주를 상대로 거둔 결과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인천은 지난달 21일 열린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오심으로 페널티킥을 내줘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울산전에서도 '판정 논란' 속에 2대2 무승부에 그쳤다. 이길 수 있는 두 경기를 모두 무승부로 마치자 선수단의 사기가 저하됐고 인천에 독으로 돌아왔다. 인천은 주중에 열린 FA컵 8강전에서 제주에 0대2로 패했다.
위기가 분명하다. 하지만 해법은 있다. 제주와의 FA컵 선수 기용에서 해법을 읽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제주전에 설기현을 아예 출전시키지 않았고 이천수는 후반 40여분만 뛰게 했다. 2002년 태극전사인 설기현과 이천수를 내세워 서울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다행히 팀 분위기와 달리 설기현과 이천수는 최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나이퍼' 설기현은 리그 2경기에서 연속골을 터트렸다. 시즌 개막전에서 허리 근육을 다쳐 2개월을 쉰 그는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리더니 대전과 울산전에서 연속골을 기록하며 비상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7월을 건너 뛴 이천수도 울산전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스피드와 킥을 앞세워 울산 수비진을 유린했다.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연결한 왼발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았지만 전성기 시절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천수는 서울전에서 프로 데뷔 11년 만에 30-30클럽(30골-30도움) 가입에 도전한다. 1도움만을 남겨두고 있다. 설기현의 3경기 연속골과 이천수의 30-30클럽 가입이 인천 재비상의 시나리오다.
베테랑이 뛰어야 인천이 산다. 김 감독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최근 떨어진 팀 분위기에 대해서 "이런 시련을 잘 이겨내야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며 위기 극복을 선언했다. 이어 "홈에서 최고의 팀 서울과 맞붙는다. 하던대로 준비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