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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은 왜?]울산 강력한 '철퇴'에 떨어진 '황새'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5-19 17:35 | 최종수정 2013-05-20 08:10



지난시즌 아시아를 삼킨 울산의 '철퇴'가 높이 날던 '황새'를 떨어뜨렸다.

울산은 18일 포항과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단순한 승점 3점이 아니었다. 울산은 목표를 달성했다. 5월 계획했던 2승을 챙겼다. 6월 3주간의 K-리그 휴식기 돌입을 한 라운드 앞두고 상위권을 유지했다. 순위를 3위(승점 21)까지 끌어올렸다. 언제라도 포항(승점 23)을 끌어내리고 선두를 빼앗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반면, 포항은 패배의 상처가 더 쓰라렸다.

울산, 외국인선수 부상에 '울상'

황선홍 포항 감독은 올시즌 외국인선수없이 팀을 운영하고 있다. 파격 변신은 절반의 성공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선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그러나 K-리그에선 승승장구다. 무패 행진(6승5무)을 질주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이 돋보였다. 특히 부상자와 경고누적 등 결장자가 없다. 이날도 황 감독은 황진성 신광훈 이명주 등 주전 선수들을 풀가동했다.

반면, 김호곤 울산 감독은 '울상'이었다. 날이 갈수록 부상자가 늘었다. 좋은 기량을 가진 '브라질 삼총사'가 전력에서 이탈한지 꽤 됐다. 그나마 허벅지 뒷 근육을 다친 호베르또가 약간 호전됐다. 여기에 '총알탄 사나이' 박용지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다. 김승용도 목 인대 부상으로 선발로 출전시키기는 무리였다.


PK 실축과 행운의 선제골

황 감독은 울산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1m96) 봉쇄에 초점을 맞췄다. 중앙 수비수와 윙백들의 협력 수비로 김신욱을 괴롭히는 전략을 짰다. 장단점이 있었다. 울산의 공격루트 일부를 차단할 순 있었지만, 정작 포항 공격은 더뎠다. 측면부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포항 윙백들의 오버래핑이 늦었다. 절호의 득점찬스는 울산이 먼저 잡았다. 전반 22분 울산 미드필더 김성환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김 감독은 득점 1위(7골) 김신욱이 키커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특별히 지정하지 않았다. 키커는 호베르또였다. 김신욱이 '희생'했다. 이번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는 호베르또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페널티킥 기회를 넘겨줬다. 그러나 호베르또는 슈팅을 공중으로 날려버렸다. 페널티킥 실축의 미안함은 2분 뒤 만회했다. 선제골의 발판을 놓았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어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울산의 미드필더 김용태가 때린 슈팅이 왼쪽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온 볼이 포항 신광훈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포항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선제골을 허용한지 3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고무열의 헤딩슛이 골로 연결됐다. 김 감독은 "코너킥 상황에서 포항은 짧은 포스트를 노리는 경우가 많더라. 그것을 경계하라고 주문했는데 고무열을 놓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골 결정력 무딘 울산 김용태의 재발견

김 감독은 전반이 끝난 뒤 이렇게 당부했다. "후반에는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한 발 더 뛰는 플레이를 하자." 그러면서 한 가지를 더 주문했다. 빠른 역습이었다. 포항이 중원에서 패싱플레이로 공격을 전개할 경우 많은 선수들을 이동시켜야 한다. 또 김신욱을 막기 위해 2~3명이 달라 붙어있어 자연스럽게 빈 공간이 생기게 된다. 이 허점을 파고들라는 것이 김 감독의 작전이었다. 제대로 먹혀 들었다. 포항은 자주 울산 진영에서 공을 빼앗긴 뒤 카운터어택을 당했다. 그러다 후반 37분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울산 김용태가 문전에서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받아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용태는 11일 수원전부터 부상 중인 김승용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김 감독은 "그 동안 용태가 골 결정력이 부족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수원전부터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경남전에도 출전시킬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용태의 재발견은 김 감독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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