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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K-리그 챌린지 FC안양의 최후의 보루, 백성우 골키퍼(23)는 13일 광주FC전을 마친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백성우는 안양의 막내 골키퍼다. 그러나 최근 절호의 출전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수문장인 이진형이 3월 31일 광주전(1대2 패)에서 손가락 골절로 쓰러졌다. 백업 골키퍼 정민교는 12일 수원 삼성과의 FA컵 32강전 도중 어깨가 빠졌다. 당시 백성우는 갑작스럽게 교체 투입됐다. 몸도 풀지 못했다. 그러나 선방을 펼쳤다. 하지만 승리를 책임지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동료의 자책골에다 경기 종료 직전 수원 서정진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1대2로 패했다.
10년 만에 부활한 '지지대 더비'는 아쉬움으로 남겨뒀다. 설렘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정식 프로 데뷔전이 예고됐다. 그는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프로 데뷔전이다. 이런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어둠이었다. 골키퍼로서 불명예스러운 자책골을 기록했다. 팀 최고참 변성환은 숙소로 복귀할 때까지 백성우를 위로했다. 그러나 한번 흐른 백성우의 눈물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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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수는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실수가 반복되면 안된다. 막내 수문장의 첫 실수에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응원 메시지로 격려했다.
최익형 안양 골키퍼 코치는 "내가 안양에 있는 한 또 세 명의 돼지새끼들이 제 새끼들이다"며 세 명의 골키퍼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백성우, 넌 오늘 최선을 다했어. 기죽지 말고 미안해 하지도 마라. 잘했던 90분만 생각하고 그 뒤의 시간은 생각하지 마. 오늘 고생했어"라고 말했다.
남궁도도 "한 선수가 잘못한 건 없다. 다시 추슬러 주말 경기만 집중하자. 다 잊어버리고 난 우리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백성우가 좋은 골키퍼로 거듭나기 위해선 마인드컨트롤 능력을 갖춰야 한다. 빠르게 정신력을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데뷔전의 값진 경험은 팀을 위하고 개인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