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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대구 '시즌 첫 승' 만가지 방법 무용지물에 답답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5-05 18:29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다. 하지만 매번 실망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쓸만한 방법도 없다.

대구FC가 다시 한 번 시즌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대구는 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경기에서 0대1로 졌다. 5무5패로 승점 4를 기록한 대구는 K-리그 클래식 최하위로 떨어졌다.

시즌 초반 '무승 행진'은 선수단만의 문제였다. 3월 4경기에서 3무1패를 기록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다들 조금만 있으면 첫 승은 무난할 것으로 봤다.

대구 프런트는 3월 말 김진구 경북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를 초빙해 특강 시간을 가졌다. 선수단 격려 차원이었다. 김 교수는 선수들에게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Never Give up)'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선수들도 모두 전의를 불태웠다.

그런데 4월 들어 연패가 시작됐다. 4월 6일 수원 원정에서 1대3으로 졌다. 4월 13일 인천과의 홈경기에서도 1대3으로 패했다.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프런트들도 조바심이 났다.

4월 17일 전북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선수단의 유니폼을 모두 걷었다. 프런트들이 유니폼을 들고 향한 곳은 경북 경산에 있는 작은 동굴이었다. 영험하기로 소문난 이 동굴에서 유니폼을 펼쳐놓고 첫 승을 기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전북에게 0대2로 졌다.

4월 20일 서울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서도 '윤성효 부적'을 들고 나왔다. 윤성효 부산 감독의 얼굴을 부적에 그려넣은 이미지 파일이었다. 윤 감독은 소문난 '서울 킬러'다. 수원을 맡을 당시 서울에 7승1무1패를 거두었다. 올 시즌 윤 감독은 부산으로 팀을 옮겼지만 서울에는 강했다. 3월 17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 때문에 서울과의 경기를 앞둔 K-리그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는 윤성효 부적이 유행하곤 했다. 실제로 경기장에 윤성효 부적을 들고 나선 울산과 성남은 서울에 승리했다.

대구 프런트는 윤성효 부적 이미지를 다운받은 뒤 직원들에게 나눠주었다. 다들 윤성효 부적을 휴대전화 바탕화면으로 깔았다. 볼 때마다 서울전 승리를 기원했다. 부질없었다. 대구는 서울에게 0대4로 참패했다. 당성증 대구 감독은 서울전 이후 사퇴를 선언했다.

다음 방법은 '마음 비우기'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롯이 선수단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새로 부임한 백종철 감독에게 부담을 줄 수도 없었다. 4월 27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희망을 봤다. 대구는 후반 달라진 경기력으로 제주와 1대1로 비겼다. 대구 프런트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5일 부산전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더 마음을 비웠다. 하지만 패배하면서 또 다시 실망했다. 경기 후 대구 관계자는 "어떤 방법을 써야할 지도 모르겠다. 그저 답답하다"면서 아쉬워했다. 백 감독은 "조급함을 버리고 냉철하게 첫 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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