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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볼턴 이청용 특급 대우, 팬심도 특별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5-05 08:00 | 최종수정 2013-05-05 08:12



수많은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청용(25)의 소속팀 볼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은 좌절됐다.

4일(이하 한국시간) 펼쳐진 2012~2013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최종전에서 볼턴은 블랙풀을 맞아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최종 승점은 68점이다. 노팅엄 포레스트에 3대2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레스터시티와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6위 자리를 내줬다. 7위로 시즌을 마치며 플레이오프 마지막 한자리를 따내지 못했다.

볼턴의 승격은 좌절됐지만 이청용에게 올해는 재도약의 해였다. 이청용은 지난 2011년 7월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프리시즌에서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부상의 여파로 2011-2012 시즌엔 단 두 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자연스레 팬들의 관심은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2012-2013 시즌 초반에도 염려는 계속됐다.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아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이청용은 시즌이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다시금 힘을 내기 시작했다. 통증이 사라지면서 기량도 본궤도에 올랐다. 서서히 팬들의 관심도 다시 뜨거워졌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찾은 볼턴의 홈구장 리복 스타디움에서 이청용의 다시 찾은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볼턴 구단은 구단 메가스토어에서 이번 시즌 유니폼을 할인판매하기 시작했다. 팬들에게 할인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청용을 선택했다. 세일을 알리는 포스터의 메인 모델로 이청용을 내세웠다. 그만큼 볼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라는 뜻이다. 이 포스터는 팬들이 구장으로 들어가는 모든 입구에 붙여졌다. 팬들은 경기장에 들어가기 앞서 이 포스터를 보면서 구단 유니폼의 마지막 세일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볼턴 구장 한켠에 위치한 메가스토어에서도 이청용의 존재감을 느껴졌다. 볼턴 구단은 이청용의 사진과 사인이 들어간 액자를 판매했다. 65파운드 (약 11만원)의 가격이 매겨졌다. 구단에서 사인 액자를 판매하는 선수는 이청용을 포함 단 세명뿐이다. 팀의 주장인 케빈 데이비스와 스튜어트 홀든이다. 이청용은 볼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이 두 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만큼 팔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택받은 것이다. 볼턴 팬들의 이청용 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가 끝난 뒤 눈에 띄는 관중이 있었다. 볼턴의 오랜 팬 조지 플레쳐가 그 주인공이다. 볼턴의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기자석 바로 앞자리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광팬이다. 그가 눈에 띄는 이유는 매경기 태극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나고 돌아가는 그를 붙잡아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모태 볼턴 골수팬인 그는 "이청용의 플레이를 보고 반해 한국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이청용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제는 매주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직접 챙겨볼 정도가 됐다. 이청용을 응원하기 위해 태극기도 인터넷으로 직접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이청용을 통해 한류에 빠지게 됐다. 그는 "주위 친구들도 모두 이청용을 좋아한다. 다음 시즌에도 그를 볼턴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항상 인터뷰에서 "볼턴과 함께 EPL로 올라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강조해 왔다. 그 이면에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와 팬들의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이청용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볼턴 팬들은 이청용을 기억할 것이다. 볼턴(영국)=민상기 통신원 chosuntig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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