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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에 대한 비난. 박지성(32)의 K-리그 입성에 가장 큰 걸림돌로 보여진다. 잘하든 못하든 가까이서 느끼는 팬들의 비난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여년간 유럽에서 쌓은 명성에 흠이 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퇴장'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박지성의 입장에 생가해보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많은 팬들은 박지성이 현역을 마무리하는 무대가 한국이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박지성이 K-리그에 입성할 경우 경기력에서 문제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축구 전문가들은 박지성이 지금 당장 와도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준희 KBS해설위원도 박지성의 경기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한 위원은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경기를 꽤 오래 쉬었던 차두리도 K-리그로 와서 조금 적응하니까 잘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 "박지성이 QPR에서 임팩트가 없었던 것은 본인의 문제도 있지만, 팀 전체적인 문제도 있었다. 규칙적으로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동료들과 잘 맞지 않았다는 점이 컸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박 위원의 역할론에 맞장구를 쳤다. 한 위원은 "박지성은 K-리그에서 통할만한 충분한 기본실력이 있다. 역할은 '어느 팀에 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공수 모두를 관여할 수 있는 후방 플레이메이커 역할이 좋을 듯 하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공격과 수비를 모두 오가는 미드필더)도 좋다. 과거에도 클래스가 있었던 선수가 내려와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격적으로도 상관없을 듯 하다. 팀이 요구하는 역할은 다 가능한 선수다. 과거처럼 많은 활동량으로 모든 지역을 휘젓겠다는 부담은 안가져도 될 것"이라고 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경기위원장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박지성의 부담을 다른 선수들이 채워줄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박지성 능력이 K-리그에서 통할까'하는 미심적은 생각은 오산이다. 충분히 2~3년은 더 활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성기 때의 활약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K-리그에선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 불과 1~2년 사이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선수가 아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대표팀 시절 내가 지성이를 체크하러 영국에 갔을 때는 맨유에 지성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QPR에선 박지성이 나머지 선수들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K-리그 입성 이후 책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 '제2의 전성기'도 맞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박지성의 입지와 관련, 내년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될 카디프시티 임대설이 제기됐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사업가이자 카디프시티 구단주인 빈센트 탄이 박지성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고 한다. 탄 구단주는 박지성의 마케팅적인 면을 높이 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QPR이 박지성의 주급 7만5000파운드(약 1억2800만원) 중 일부를 지불하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