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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축구장으로 오세요' K-리그 클래식은 변신 중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4-30 16:15 | 최종수정 2013-05-01 15:33


시즌 첫 슈퍼매치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축구장의 변신은 무죄다.

90분간 멍하니 축구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축구장에 가면 다양한 콘텐츠가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관람석부터 하프타임 이벤트까지 팬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

골라 앉는 재미가 있다

최근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한 형태의 축구 팬이 증가함에 따라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은 차별화된 좌석으로 팬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FC서울과 전북, 대구에는 테이블석에서 치킨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FC서울 스페셜 치킨존'을 비롯해 전북의 '스페셜 테이블존', 대구의 '호식이 두마리 치맥존'이 있다. 이 좌석들은 팬들이 축구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 치킨과 맥주라는 점에서 탄생했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 가까이서 보고싶어 하는 팬들을 위해 수원은 '블루시트'를 만들었다. 국내 프로축구단 최초로 운영 중이다. 블루시트는 축구장 터치라인과 가장 가까운 좌석이다.

연인과 함께 찾기에는 포항의 '익사이팅석'이 제격이다. 다른 구역보다 한층 넓은 좌석이 제공된다. 경기 전 익사이팅석 앞에서 개그맨의 레크리에이션이 펼쳐져 한껏 흥을 돋울 수 있다. 응원도구와 구단이 발행하는 매치데이 매거진도 제공된다. 즉석사진 촬영도 해준다. 포항에는 여성만을 위한 '레이디석'도 있다. 가족 팬은 대구가 잡는다. '투섬플레이스 스무디킹 가족 테이블석'에서는 파라솔 아래에 설치된 테이블에서 안락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머그컵과 쿠키, 스무디킹 상품까지 받을 수 있다.

그라운드를 직접 밟을 수 있는 곳도 있다. 바로 대전이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과 함께 직접 그라운드에 입장하는 색다른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B11 티켓(플러스베스트일레븐 티켓)' 보유자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 입장 후 상대 선수단 및 심판진과 악수를 나눌 수 있다.

하프타임에도 자리 비우지 마세요

프로축구연맹은 올해부터 사업수익의 50%는 각 구단에 균등하게 나눠주고, 나머지 50%는 관중집계 순위에 따라 차등지급하기로 했다. 클래식 각 구단은 관중몰이에 사활을 걸었다. 축구는 9이닝으로 나눠져 있는 야구와 달리 이렇다할 이벤트를 하기에 '애매'한 종목이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하프타임이다. 구단들은 다양한 하프타임 이벤트로 관중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프타임 이벤트의 대세는 전광판을 활용한 다양한 게임이다. 원조는 서울이다. 서울은 2004년 사다리게임이라는 획기적인 하프타임 이벤트를 기획했다. 열광적인 응원을 펼친 관중을 전광판 화면에 잡은 뒤 사다리타기를 통해 경품을 증정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프타임을 이용해 담배를 피러, 먹을 것을 사러가던 팬들의 눈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이후 수원은 '가위바위보'로, 제주는 룰렛 게임으로 범위를 확장했다. 이벤트의 선두주자 서울은 이뿐만 아니라 캐논슈터, 크로스바 맞추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스케일이 큰 구단도 있다. 경품으로 차를 준다. 포항과 대구다. 포항은 하프타임에 두 명의 관중을 그라운드로 초청해 포항의 상징인 검정과 빨강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뒤 룰렛을 돌려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대구는 추첨으로 자동차의 주인공을 결정한다.

'원조 시민구단' 대전은 새로운 게임을 고안했다. 관중석에서 직접 축구공을 차거나 던져서 경기장 안에 설치된 13개의 구획에 골을 넣을 경우 경품을 증정하는 '차슈(차세요라는 의미의 충청도 방언)'가 그것이다. 스케일도 크다. 높이 70㎝, 너비 150㎝의 소형 골대에 공을 넣으면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저걸 어떻게 넣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전에 1000만원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차슈 이벤트가 첫번째로 진행된 7일 경남과의 경기에서 충북 옥천에 사는 자동차정비사 임 모씨가 '대박'을 거머쥐었다. 대전의 관계자는 "하마터면 시말서를 쓸 뻔 했다"고 농을 던진 뒤, "성공한 관중이 나타나며 관중들의 참여가 더욱 높아졌다"며 웃었다.


김진회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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