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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페르시의 좌충우돌 친정 나들이, 뒷이야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4-29 09:37 | 최종수정 2013-04-29 09:37


사진=TOPIC/Splash News

로빈 판 페르시는 아스널 팬들의 영웅이었다.

판 페르시는 미완의 대기였다. 그는 데니스 베르캄프-티에리 앙리를 잇는 대형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았지만 부상으로 날개를 피지 못했다. 그러나 판 페르시는 아르센 벵거 감독과 팬들의 신뢰 속에 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2011~2012시즌 마침내 모든 포텐을 터트렸다. 주장 완장을 찬 판 페르시는 엄청난 득점행진을 이어가며 생애 첫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판 페르시는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떠난 아스널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아스널을 떠나고 말았다. 8시즌만의 일이었다. 판 페르시는 올시즌을 앞두고 '철천지 원수' 맨유의 유니폼을 입었다. 팬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판 페르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올시즌 맨유맨으로 변함없는 득점포를 이어가며 생애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타이틀을 따냈다. 우승을 확정짓고 만나는 친정팀과의 대결. 그러나 아스널 원정길을 앞두고 판 페르시를 행해 섬뜩한 경고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한 아스널 팬은 판 페르시가 아스널 소속일 당시 부족한 충성심에 뿔이 났다고 했다. 판 페르시를 향해 끔찍한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아스널과 판 페르시의 인연은 8시즌, 2011~2012시즌 이후 끝이 나고 말았다. 판 페르시는 노란색 유니폼 대신 붉은 색 유니폼을 택했다. 올시즌 '맨유맨'이 된 판 페르시는 이번 시즌 친정팀 아스널과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맨유는 28일(한국시각) 자정 아스널 원정을 떠난다. 판 페르시는 지난해 11월 3일 첫 충돌 때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하지만 두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아스널 서포터스로부터 섬뜩한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판 페르시를 향한 경고였다. 한 아스널 팬은 판 페르시가 아스널 소속일 당시 부족한 충성심에 뿔이 났다고 했다. 판 페르시를 향해 끔찍한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판 페르시는 크게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아스널 팬들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 일간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생생한 분위기보다 덜한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처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항상 아스널 팬들을 존경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스널 팬들은 클럽을 사랑하고 나는 그들의 기분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28일(한국시각) 마침내 맨유와 아스널의 대결이 펼쳐졌다. 모든 관심은 판 페르시에게 모아졌다. 그러나 판 페르시는 그의 사전이 긴장이란 없는 듯 귀여운 실수를 연발했다. 경기 시작전 맨유 버스에서 내린 판 페르시는 실수로 아스널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라커룸 앞에 있는 가드의 제재로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8년 간 함께 했던 동료들과 스태프들과 반갑게 조우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달랐다. 그를 향해 무서운 야유가 이어졌다. 판 페르시는 실력으로 야유를 잠재웠다. 전반 42분 바카리 사냐의 백패스를 가로챈 판 페르시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자신이 직접 성공시켰다. 결과는 1대1 무승부. 판 페르시는 홈팬들을 아프게 했지만, 자신의 위대한 스트라이커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각인시켰다.

판 페르시는 경기 후 아스널의 라커룸으로 들어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벵거 감독은 "판 페르시는 지금 아스널의 드레싱룸에 있다. 홈팀 드레싱룸의 음식이 원정팀 드레싱룸보다 맛있어서 그럴꺼다"라며 웃었다. 판 페르시의 친정 나들이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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