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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강희호 붙박이의 조건 그리고 도전자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3-19 18:14 | 최종수정 2013-03-20 11:54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을 앞둔 최강희호가 3일 파주NFC에 소집됐다. 소집 후 진행된 훈련에 앞서 최강희 감독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파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9.03/

"우리 팀에는 붙박이가 없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항상 '경쟁'을 강조한다. 붙박이 주전은 없다고 한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들어오면 언제나 똑같은 말이다. "제가 경기에 나설지는 모르겠지만"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붙박이는 존재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경기 출전 명단을 보면 알 수 있다. 많은 선수들이 오갔다. 3번 이상 출전했다면 붙박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성룡(수원)과 이동국(전북) 기성용(스완지시티) 곽태휘(알 샤밥) 이정수(알 사드) 김신욱(울산)만이 조건을 충족한다. 이 가운데 정성룡과 기성용 곽태휘는 4경기 모두 나섰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 정성룡을 제외한 이들 5명이 최 감독의 신임을 받는 이유가 바로 '붙박이의 조건'이다.

최 감독은 전북을 맡던 시절부터 공격적인 선수들을 좋아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볼을 끝까지 책임지고 전방으로 연결하는 선수들에게 좋은 점수를 주었다. 이동국을 비롯해 에닝요나 루이스 김정우 등이 모두 이런 유형의 선수들이다. 그런데 '공격적인'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수비도 강조한다. 단순한 대인 마크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공격과 수비를 빠르게 전환하는 능력을 말한다.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을 때 바로 수비로 전환해야 한다. 볼을 다시 빼앗지는 못하더라도 압박을 가하며 상대팀의 전진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붙박이 선수들은 최 감독이 좋아하는 조건을 충족한다. 이동국은 전북에서 공격 못지 않게 수비도 열심히 한다. 활동폭이 생갭다 넓다. 기성용은 A대표팀 공수의 연결 고리다.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로 공격을 조율한다. 동시에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을 끊는다. 곽태휘는 수비수지만 공격 가담 능력이 뛰어나다. 공격 전개 패스도 나쁘지 않다. 김신욱도 최전방 공격수지만 수비력을 갖추었다. 다만 이정수만은 예외다. 크로아티아전부터 컨디션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제외됐다.

이번 소집에서는 최 감독이 제시한 '붙박이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후보 선수들이 꽤 많다. 우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있다.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하대성(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수를 겸비했다. 김두현(수원)을 대신해 들어온 황지수(포항)도 최근 좋은 공격 전개 패스를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함부르크)이나 오범석(경찰청) 장현수(FC도쿄) 등도 공수를 겸비한 '붙박이 예비 후보군'이다.

최 감독이 가지고 있는 붙박이의 조건은 훈련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19일 파주NFC에서 가진 훈련을 보면 알 수 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을 7명씩 나누었다. 기준은 포지션이었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들끼리 팀을 만들어 미니게임을 붙였다. 김신욱이 최후방 수비수로, 정인환과 최철순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1m73의 '비교적 단신' 최철순(상주)이 드리블을 했다. 골문 앞으로 침투했다. 자신보다 23㎝나 큰 김신욱이 앞을 가로막았다. 거침없이 슛을 날렸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김신욱은 정인환(전북)의 슈팅을 막아냈다.

진귀한 풍경이었다. 팀마다 한번씩 맞붙었다. 수비수팀이 공격수, 미드필더 팀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꼴찌는 미드필더팀이었다. 최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이라면 공격과 수비를 다 같이 해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강조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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