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통하겠죠."
10월 초 이란전을 앞두고 FIFA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박종우는 이런저런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전에 나섰다. 꿈에도 그리던 A매치 데뷔전에서 승리하진 못했지만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종우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 올림픽대표팀 중원에서 보여준 터프하고 안정적인 플레이, 날카로운 킥은 A대표팀에서도 통했다.
이란전 이후 첫 출전한 24일 포항전에서 시즌 3호골을 쏘아올렸다. 전반 6분 박종우표 예리한 킥은 선제결승골이 됐다. 5월13일 대구전 이후 5개월만에 골맛을 봤다. 스플릿리그 개시 이후 부산의 귀한 첫승을 이끌었다. 경기 당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스위스에서 귀국하며 또다시 '박종우 문제'가 온종일 언론에 오르내린 가운데 박종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골로서, 걱정하는 팬들을 안심시켰다. 독도 세리머니를 둘러싼 정신적 부담, 중동 원정 후의 체력부담, 고질적인 발가락 부상을 이겨낸 투혼이었다. 런던올림픽 당시 상대 수비수에게 밟힌 오른발 새끼발가락이 요즘도 잔뜩 부어올라 있다. 늘 축구화에 짓눌려 있는 탓에 좀처럼 낫지 않는다. 소염진통제로 버티며 경기를 뛰고 있다. "A매치 이후 첫 게임이라 감독님, 팬들, 우리팀 선수들에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초반부터 욕심을 부린 것이 골로 연결됐다.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인터뷰 때마다 조리있는 언변이 인상적인 박종우는 글도 제법 잘 쓴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글 잘 써요?"라는 질문에 "네! 저, 글 잘 쓰는 편이에요"라는 긍정의 답이 돌아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도, 글씨도 반듯반듯하게 잘 쓰는 편이에요"라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