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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서포터스 회장의 '지동원 성공기원' 유럽 원정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11-20 04:31



K-리그 전남드래곤즈 공식 서포터스 위너드래곤즈 회장 강경헌군(사진 왼쪽)이 '지동원 성공기원 유럽 자전거 투어' 마지막 목적지인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마침내 지동원을 만났다. 20일 새벽 풀럼전 직후 '위너드래곤즈, 드래곤의 아들, 지동원'이라는 걸개를 들고 함께 포즈를 취했다.
 선덜랜드(영국)=민상기 통신원

K-리그 전남드래곤즈 공식 서포터스 위너드래곤즈 회장 강경헌군(27·순천대 조경학과)은 지난 10월 5일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졸업을 불과 한학기 남겨둔 시점, 친구들은 한창 취업 준비에 한창인 때 어려운 결심을 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여름방학 내내 건설현장, 식당 등에서 3~4개의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했다. 170만원짜리 자전거를 구입한 후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최종 목적지는 선덜랜드, 만나야 할 사람은 K-리그 전남이 배출한 '최연소 프리미어리거' 지동원(20·선덜랜드)이었다. '선덜랜드 지동원 성공 기원 유럽 자전거 투어'는 그렇게 시작됐다.


◇12일 런던에서 잉글랜드-스웨덴전을 관전하며 지동원 걸개를 뒤에 붙여놓았다. 사진 제공=강경헌

◇영국 북동부 한인회와 강경헌 군을 만난 지동원은 경기 직후 어린이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며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선덜랜드(영국)=민상기 통신원
2000년부터 12년째 전남의 팬이다. '전남 유스' 지동원의 광양제철고 시절부터 열혈팬이었다. 2009년 이후 지동원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모두 봤다. 팬들은 골을 넣고도 늘 담담한 지동원을 '무표정 암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올해 초 카타르 아시안컵 때 4골을 넣으며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보기 힘들어지겠다'고 생각했다. 전남에서 오래 보지 못하는 것은 섭섭했지만 선덜랜드행은 누구보다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강군은 지난 10월 5일 인천공항을 출발,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향했다. 조경학도로서 건축가 가우디의 흔적과 유럽의 정원을 둘러보는 틈틈이 축구장을 찾았다. 자전거에 지동원의 성공을 기원하는 걸개를 걸고 유럽을 달렸다.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을 거쳐 이달 초 잉글랜드에 도착했다.15일 잉글랜드가 43년만에 스웨덴을 격침시킨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현장에서도 지동원의 걸개를 걸어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20일 새벽(한국시각) 마침내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 입성했다. 뉴캐슬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현지에서 지동원을 후원하는 서광철 북동부 한인회 회장이 기꺼이 숙식을 제공했다. '지동원'이라는 공통분모는 초면인데도 끈끈한 연결고리가 됐다. 북동부 한인회와 함께 선덜랜드-풀럼전을 관전했다. "경기만 봐도 황홀할 것"이라던 강군은 경기 직후 지동원과 조우했다. 이날 후반 27분 교체출전한 지동원과, 유럽을 누빈 '지동원 걸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동생같고 형제같은 전남 유스의 해외 진출 현장을 내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던 소원을 풀었다.

지난 10월 지동원에게 강군의 유럽투어 계획을 귀띔했었다. "위너드래곤즈 회장의 방문은 언제나 환영이다.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마침 A매치 중동 2연전 이후 심신이 지쳤을 지동원에게 전남 서포터스의 뜨거운 현지 응원은 힘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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