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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덕을 본 축구인도 있다. 2007년부터 3년간 FC서울을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감독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탈락팀에게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 참가했다. 유로파리그는 유럽챔피언스리그 한 단계 아래격의 대회다.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와의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26일 열리는 2차전에서 이겨야 대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완전히 탈락할 수 있는 위기다.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다.
페네르바체는 지난시즌 정규리그 19경기에서 승부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구단주를 포함한 30여명이 체포돼 재판받고 있다. 상급 기관인 유럽축구연맹(UEFA)은 우려를 표명하며 터키축구협회(TFF)에 페네르바체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TFF는 격론 끝에 이날 UEFA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하고, 이날 터키 수페르리그를 대표할 팀으로 페네르바체 대신 트라브존스포르를 지명했다.
이에 따라 귀네슈 감독은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생애 처음 '꿈의 무대'인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서게 됐다. 그는 2004~2005시즌에도 예선에 참가했지만 탈락의 쓴잔을 마신 적이 있다.
2008년 서울을 준우승으로 이끈 귀네슈 감독은 지난해 고향팀 트라브존스포르 사령탑에 부임했다. 2009~2010시즌 5위였던 트라브존스포르를 단숨에 2위에 올려놓으며 2002년 UEFA 올해의 감독 수상자 다운 지도력을 보였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