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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 상승세다. 10일 오후 7시30분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한일전은 지난 2월 일찌감치 예정됐다. 일본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 등으로 중도 취소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열도 북단 홋카이도에 위치한 삿포로여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한일전에 임하는 양팀 전력은 일본 95%, 한국 85%다.
상승세 전면전
일본은 지금 열도 전역이 축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A대표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아시안컵 우승에 이어 여자대표팀이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해외파, 특히 유럽파는 역대 최고 수준이고 A대표팀의 성적 또한 최근 8승4무다.
'리턴 매치' 개념은 무의미해졌다. 2000년대 들어 서로를 부담스러워해 만나지 않았던 양국은 한일전을 사실상 정기화 하면서 지난해 2월 이후 1년 반 동안 무려 다섯 번째나 격돌하게 됐다. 하지만 매번 양팀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 한일 축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한일전 만큼은 100% 힘을 쏟아붓기 때문이다.
박주영 하기 나름
현재 박주영의 몸상태는 80% 정도다. 지난 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집중적으로 몸을 만들었지만 전술적인 움직임이 아닌 경기에 뛸 수 있는 최소한의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최주영 대표팀 의무팀장은 "옆에서 지켜보는데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박주영 본인이 생각해도 모나코에서는 경기를 뛸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을 위해 조기합류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지난 시즌 종료후 결혼 등으로 한달 넘게 경기를 뛰지 못해 실전감각이 뚝 떨어진 상태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의 타고난 축구 센스에 기대하고 있다. '조광래식 축구'에선 움직임이 많은 원톱이 공격의 흐름을 좌우한다. 이번 한일전은 늘 일본에 강했던 '열도 킬러' 박주영 하기 나름이다.
구자철, 이청용이 되다
이청용의 골절 부상은 A대표팀에는 충격이었다. 이청용은 박주영과 함께 상대가 예상못한 창의적인 공격을 만들어내는 선수다. 이청용의 텃밭인 오른쪽 측면 공격을 메울 선수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낙점됐다. 구자철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경험을 해오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여기에 측면 공격수까지. 공수 흐름을 조율하는 입장에서 득점원으로 그 영향력을 넓혔다.
새로운 포지션을 맡기면 스펀지처럼 그에 필요한 움직임을 흡수한다. 조 감독도 이런 구자철의 장점을 높이 샀다. 구자철 본인도 "포지션은 어디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중앙 플레이가 능한 구자철이 측면에 서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상대 수비진을 더욱 교란시킬 수 있다. 다시한번 구자철의 진화하는 골본능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다.
원톱 자원인 지동원을 대신해서는 장신인 김신욱(울산·1m96)을 활용한다. 후반 교체멤버 투입이 유력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