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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끼리 격돌 한일전, 박주영 하기 나름이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09 10:32


◇한일전을 이틀 앞둔 8일 밤 일본 삿포로 시라하타야마 경기장에서 박주영(오른쪽)이 조광래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삿포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전체적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 상승세다. 10일 오후 7시30분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한일전은 지난 2월 일찌감치 예정됐다. 일본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 등으로 중도 취소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열도 북단 홋카이도에 위치한 삿포로여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한일전에 임하는 양팀 전력은 일본 95%, 한국 85%다.

일본은 전력누수가 크지 않다. 빠른 측면 수비수 나가토모(인터밀란)가 빠졌지만 미드필드 라인과 공격 라인은 오히려 정비됐다. 해외파도 전부 불렀다. 한국은 이청용(볼턴)과 지동원(선덜랜드)이 부상과 팀적응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박주영은 혼자서 급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늘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한일전이지만 이번엔 일본의 각오가 심상찮다. 최근 홈에서 두번 연속 한국에 완패했다. 지난해 2월 동아시아선수권에서 1대3, 지난해 5월일본의 남아공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열렸던 평가전에서도 0대2로 태극전사에게 무릎을 꿇었다. 자케로니 일본 감독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말을 선수단에 수차례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상승세 전면전

일본은 지금 열도 전역이 축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A대표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아시안컵 우승에 이어 여자대표팀이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해외파, 특히 유럽파는 역대 최고 수준이고 A대표팀의 성적 또한 최근 8승4무다.

한국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올초 터키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0대0으로 선전한 뒤 온두라스를 4대0으로 이기고, 세르비아(2대1 승)와 가나(2대1 승)를 연파했다. 표면상으로는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 공백을 부족하나마 메워나가고 있다. 또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패스 축구, 공간 축구가 조금씩 진일보하고 있다.

'리턴 매치' 개념은 무의미해졌다. 2000년대 들어 서로를 부담스러워해 만나지 않았던 양국은 한일전을 사실상 정기화 하면서 지난해 2월 이후 1년 반 동안 무려 다섯 번째나 격돌하게 됐다. 하지만 매번 양팀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 한일 축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한일전 만큼은 100% 힘을 쏟아붓기 때문이다.

박주영 하기 나름


현재 박주영의 몸상태는 80% 정도다. 지난 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집중적으로 몸을 만들었지만 전술적인 움직임이 아닌 경기에 뛸 수 있는 최소한의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최주영 대표팀 의무팀장은 "옆에서 지켜보는데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박주영 본인이 생각해도 모나코에서는 경기를 뛸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을 위해 조기합류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지난 시즌 종료후 결혼 등으로 한달 넘게 경기를 뛰지 못해 실전감각이 뚝 떨어진 상태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의 타고난 축구 센스에 기대하고 있다. '조광래식 축구'에선 움직임이 많은 원톱이 공격의 흐름을 좌우한다. 이번 한일전은 늘 일본에 강했던 '열도 킬러' 박주영 하기 나름이다.

구자철, 이청용이 되다

이청용의 골절 부상은 A대표팀에는 충격이었다. 이청용은 박주영과 함께 상대가 예상못한 창의적인 공격을 만들어내는 선수다. 이청용의 텃밭인 오른쪽 측면 공격을 메울 선수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낙점됐다. 구자철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경험을 해오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여기에 측면 공격수까지. 공수 흐름을 조율하는 입장에서 득점원으로 그 영향력을 넓혔다.

새로운 포지션을 맡기면 스펀지처럼 그에 필요한 움직임을 흡수한다. 조 감독도 이런 구자철의 장점을 높이 샀다. 구자철 본인도 "포지션은 어디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중앙 플레이가 능한 구자철이 측면에 서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상대 수비진을 더욱 교란시킬 수 있다. 다시한번 구자철의 진화하는 골본능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다.

원톱 자원인 지동원을 대신해서는 장신인 김신욱(울산·1m96)을 활용한다. 후반 교체멤버 투입이 유력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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