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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실전 특훈' 지켜본 조광래 함박웃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04 19:16 | 최종수정 2011-08-04 19:17


4일 파주NFC에서 박주영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의 일원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좀 뛰고 싶다길래 넣어줬지."

그라운드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한마디 툭 던졌다. 그라운드 바깥에서 몸을 풀던 박주영(26·AS모나코)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붉은 유니폼을 받아들고 그라운드로 걸어 들어갔다. 조 감독은 "요즘 훈련을 힘들어 하는데 한 45분 정도 뛰면 나아지려나 모르겠다"고 웃었다.

그간 개인훈련으로 기량을 갈고 닦았던 박주영이 실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A대표팀이 아닌 대학팀 간의 연습경기에서다. 박주영은 4일 파주NFC에서 열린 2011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과 동국대 간의 연습경기에서 유니버시아드팀 공격수로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되어 45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주영이 자청한 출전이다. 지난 1일 파주NFC에 입소한 박주영은 A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도움 속에 매일 하루에 두 차례씩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개인기, 슈팅 훈련을 반복하는데 강도가 꽤 세다는 것이 파주NFC 관계자들의 말이다. 연습경기 출전은 이런 흐름에 좀 더 속도를 내기 위해 결정한 것이다. 제자의 요청을 받은 조 감독이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박주영과 조 감독의 요청에 유니버시아드팀은 혼쾌히 한 자리를 마련해 줬다.

원활한 활약을 기대한 이는 없었다. 박주영의 기량은 인정하나 한 번도 손발을 맞춰보지 않았던 후배들 틈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는 힘들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 경기에서 박주영에게 빈 공간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패스가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후반 막판까지 슈팅이 없을 정도로 볼이 오지 않았다.

한 번의 기회를 박주영은 놓치지 않았다. 후반 43분 득점포가 터졌다. 공간으로 이어진 패스를 쏜살같이 달려가 잡은 뒤 골키퍼까지 제치면서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지켜보던 조 감독은 "그럼 그렇지"라는 외마디와 함께 무릎을 탁 쳤다. 웃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조 감독은 "최근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아주 좋아졌다. 공간을 만들어주는 움직임이 많이 늘었다"면서 "컨디션만 좀 올리면 되겠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의 이날 훈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30여분 간 슈팅 훈련을 실시한 뒤에야 마무리가 됐다. 골치아픈 이적 문제를 잠시 잊고 파주에서 칼을 갈고 있는 박주영의 머릿 속에는 한-일전 승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파주=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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