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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경력없는 보아스 첼시 감독, 대체 무슨 무기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6-23 14:50


첼시가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을 선임했다. 스포츠조선DB

'독이 든 성배' 첼시의 지휘봉은 34세의 젊은 감독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의 손에 쥐어졌다.

보아스의 첼시 감독 선임은 영국축구계를 발칵 뒤집었다. 영국 언론은 보아스 선임에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도박이라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 보아스는 지난시즌 FC포르투를 무패 우승시킨 것을 비롯, 유로파리그, FA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이같은 경력은 거스 히딩크 터키 감독을 포함한 다른 첼시 감독 후보군에 미치지 못했다.

보아스는 감독으로 지금까지 90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보아스는 선수 출신이 아니다. 조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짧게나마 프로생활을 했다. 유럽축구계는 스타 출신이라 해도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감독 제안을 망설일 정도로 보수적이다. 이런 풍토에서 축구화 끈조차 매보지 않은 보아스가 어떻게 세계축구계의 정상급 클럽인 첼시 감독직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해답을 찾으려면 그의 독특한 이력을 봐야 한다. 보아스는 17세에 당시 포르투의 감독이었던 보비 롭슨에게 편지를 보냈다. 성적을 내려면 공격수 도밍고스 파시엔시아를 기용하라는 내용이었다. 그 속엔 명장 롭슨이 놀랄만큼 풍부한 데이터와 분석이 있었다. 롭슨은 보아스에게 바로 포르투 유스팀 코치 훈련생을 제안했다.

무리뉴가 첼시 감독이던 2004~2007년 그 밑에서 스카우트와 전력분석관으로 일했던 보아스의 분석력은 정평이 났다. 무리뉴가 뛰어난 분석력으로 유명해진 것도 사실은 보아스의 힘이었다. 보아스는 무리뉴에게 상대팀을 분석한 자료를 넘겼다. 이를 훈련에 도입시키기 위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완성시켰다. 세 시즌 동안 두번의 리그 우승을 가져온 첼시의 4-3-3 포메이션도 보아스의 작품이었다.

완벽한 영어 구사력도 첼시의 흥미를 끌었다. 첼시는 그동안 선수단 장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무리뉴 이후 부임한 펠리페 스콜라리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영어를 완벽히 구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보아스는 영국인 할머니 덕분에 완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언론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보아스의 공격축구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다. 아브라모비치는 다음 시즌 공격적인 축구를 원한다고 밝혔다. 보아스는 윙백의 공격을 극대화한 바르셀로나식 4-3-3을 사용한다. 윙포워드를 중앙으로 이동시켜 많은 골을 노린다. 이 전술로 포르투는 지난시즌 경기당 무려 2.43골을 넣었다.

보아스는 아직 100% 검증이 되지 않았다. 빅클럽들을 상대로 자신의 전술을 시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첼시는 많은 성공을 안겨준 무리뉴의 추억과 섹시한 공격축구를 동시에 줄 수 있는 보아스에게 모험을 걸었다. 그토록 염원하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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