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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를 보면 만화축구 윤곽이 보인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6-06 11:23


대표팀 수비수 이정수에게 피케처럼 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조광래 감독은 만화축구완성을 위해 수비부터 빠른 공격작업을 원한다. 스포츠조선DB.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동경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바르셀로나는 빠른 패스와 개인기,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유럽축구의 정상에 섰다. 바르셀로나식 패싱게임은 현대축구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조 감독은 A대표팀에서 패스와 기술을 강조한다. 잦은 포지션 체인지와 빠른 패스를 통해 템포를 끌어올리고 기술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조광래식 '만화축구'의 근간이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축구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식 '만화축구'를 완성시키기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수비수들의 안정된 공격작업이다.

바르셀로나의 중앙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는 이를 위한 완벽한 모델이다. 피케는 수비수지만 웬만한 플레이메이커 못지않은 패싱능력과 기술을 갖고 있다. '리베로의 원조'인 독일의 베켄바우어가 직접 자신의 후계자라고 했을 정도다. 바르셀로나가 최근 10번의 우승을 한 것이 피케의 주전 등극 이후부터였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피케의 공격작업에서부터 출발한다. 피케는 수비에서 전방으로 볼이 나갈 때까지 이를 간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패싱게임의 핵심인 사비, 이니에스타는 피케로부터 편안히 볼을 이어 받아, 최선의 상태에서 공격전개를 한다. 바르셀로나의 빠른 템포는 수비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조 감독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 이정수는 "감독님이 피케의 플레이를 자주 언급한다. 공격전환시 피케의 움직임을 공부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 후방에서 볼을 돌리지 못하고 뻥축구를 한다면 미드필드 플레이도 살아날 수 없다. 조 감독은 4일 회복훈련에서도 수비부터 출발하는 패싱과정을 집중적으로 훈련시켰다.

3일 세르비아전에서 봤듯 미드필드는 패스와 움직임을 강조하는 조광래식 축구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만화축구의 한 축이 완성된 셈이다. 이제 수비에서 미드필더들에게 연결하는 패스가 더 정확해진다면 조 감독이 추구하는 '만화축구'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 대표팀 수비수들이 피케로 변신해야 하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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